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상승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오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반도체 평균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효과로 낸드플래시 공급확대를 앞둔 상황에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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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9일 “PC업체 등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이 최근 가격상승에 저항하며 반도체기업과 협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수요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5월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은 4월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가격상승세가 사실상 멈춘 것이다.
D램 평균가격이 1분기에만 40%, 낸드플래시가 20% 가까이 급등하자 제조사들이 부담을 안아 구매를 줄이거나 제품에 반도체 탑재용량을 줄이고 있는 점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D램 미세공정기술 발전과 낸드플래시 생산투자효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의 공급물량은 계속 늘고 있다.
도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보다 공급이 더 눈에 띄게 늘어나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반도체기업이 기존의 D램이나 2D낸드 생산시설을 3D낸드 전용으로 전환할 채비를 갖추고 있어 일시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공급이 감소하는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PC와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도체기업들도 이를 인식해 대규모 생산투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을 앞둔 3D낸드 신규공장이 업황변화에 최대 변수로 꼽힌다. 낸드플래시 공급량이 상반기와 비교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가격부담을 안아 PC와 스마트폰 등 제품에 낸드플래시 탑재량을 줄일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초반에 투자성과를 거두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남대종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하반기에 애플 아이폰 등 주요 세트업체의 신제품이 출시되면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충분히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최대 고객사로 꼽힌다. 올해 흥행이 유력해지고 있는 아이폰 신제품의 반도체 탑재용량에 따라 실적에 영향을 받을 공산이 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