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의 격전지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현대해상은 외형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2위 회사로 꼽혔지만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수익성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동부화재가 앞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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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업계에서 현대해상의 2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동부화재는 1분기에 자동차보험부문 시장점유율에서 현대해상을 1년 만에 제쳤다. 동부화재의 1분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9.3%로 집계됐다. 현대해상은 18.5%로 동부화재보다 0.8%포인트 낮았다.
현대해상은 통상 손해보험사의 주력상품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2015년 7월 온라인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를 합병했다. 이후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하고 자동차보험에서 동부화재에 계속 우위를 점해왔는데 올해 1분기에 역전된 것이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말까지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할인 폭을 지속적으로 높이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상대방 차량이나 운전자 본인의 차량, 운전자 본인의 신체 등 보장하는 담보를 각각 별도로 정해 보험료 할인 폭을 달리 조정하는 상품도 내놓았다.
특히 동부화재가 지난해 4월 선보인 ‘스마트 운전자습관연계보험’의 손해율이 66% 안팎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손익구조 역시 크게 개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통상 손익분기점이 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78%다. 스마트 운전자습관연계보험은 자동차보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상품이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에서는 현대해상의 시장점유율이 동부화재보다 높았다. 현대해상은 장기보험 시장점유율에서 동부화재와 0.4%포인트 앞섰고 일반보험 시장점유율에서는 1.2%포인트 격차를 벌렸다.
최근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재무건전성이나 내실이 강조되는데 동부화재는 수익성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부화재는 기존에도 순이익에서 현대해상을 앞서 있었는데 올해 1분기에도 현대해상보다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동부화재가 1분기에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1593억 원을 거둔데 반해 현대해상은 1155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동부화재는 지급여력비율(RBC) 역시 현대해상보다 높다.
보험사들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동부화재와 현대해상이 나란히 후순위채권을 발행해 주목을 끌었는데 양사 모두 수요가 몰리며 발행에 성공했다.
동부화재는 499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지급여력비율이 178.63%에서 198.63%로 올랐다. 현대해상은 5천억 원을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이 160%에서 183%로 상향조정됐다.
다만 보험사의 순위를 정할 때 통상적으로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만큼 현대해상이 여전한 2위회사라는 말도 나온다. 현대해상은 별도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말 자산이 36조9266억 원으로 집계됐다. 동부화재는 34조4235억 원으로 나타났다.
투자하고 있는 자회사의 실적까지 끌어오는 연결기준으로는 동부화재의 자산이 현대해상보다 크다. 연결기준으로 동부화재의 총자산은 45조367억 원이고 현대해상은 37조2337억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가 거대한 보험료를 굴려서 투자자산을 통해 수익을 내야하는 만큼 외형이나 자산규모가 큰 보험사가 우수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을 앞두고 지급여력 등 다른 기준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현대해상도 최근 내실위주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만큼 2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