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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롯데그룹 비리사건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
신동빈 회장이 최악의 경우 일주일 내내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롯데그룹 경영에 전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황각규 사장이나 각 BU장들이 얼마나 역할을 분담해 경영을 챙길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에 출석했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 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구속기한이 6개월로 제한된 만큼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 회장도 최대 일주일에 3∼4회가량 법정에 나가야 할 수도 있다. 정식재판에는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롯데그룹은 어느 정도 경영공백사태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신 회장은 이미 3월 말부터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에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일주일에 2회씩 출석하고 있다. 자칫 신 회장이 재판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특히 장기간 해외출장이 어려워지면서 해외사업을 현장에서 챙기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롯데 모두를 총괄하고 있다.
당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6월 말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중국에서도 사드보복 완화 움직임에 맞춰 중국사업을 직접 챙길 필요성도 떠오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일주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출국금지가 해제된 뒤에도 재판 때문에 장기출장을 잡지 못했는데 5월 초 연휴 때 재판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점을 활용해 출장길에 올랐다.
10월 롯데지주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갈길도 멀다.
롯데지주는 앞으로 주주총회와 각 계열사의 변경 상장, 재상장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룹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경영혁신실, 중간관리 역할을 맡고 있는 BU(Business Unit)와 어떤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위상은 어떻게 정리할지 등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과 식품, 화학, 호텔 및 기타 등 4개 BU체제로 전환했는데 롯데지주로 묶이는 4개 회사는 유통BU(롯데쇼핑)와 식품BU(나머지 3개사)에만 걸쳐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조직개편과 지배구조개편 등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벌려놓은 일은 많은데 총수가 다른 일로 바빠지면서 최종 의사결정도 그만큼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황각규 사장과 각 BU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수도 있다.
황 사장은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 실장에 오르며 그룹의 2인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황 사장은 최근 롯데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황 사장 역시 신 회장과 함께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에서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지만 조만간 재판이 끝날 수도 있어 재판출석의 부담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각 BU장 역할도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2월 사업영역이 비슷한 계열사끼리 묶어 4개 BU를 만들고 각 BU장을 맡은 전문경영인을 대거 부회장으로 올렸다. 각 계열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아직까지 각 BU장들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여러 계열사가 묶여 있는 만큼 BU체제가 안착해 시너지를 내려면 조직 내 역할 분담이 지금보다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