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이 다시 조명을 받으면서 영화 ‘택시운전사’에 담긴 이야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기사 김사복씨가 1980년 5월19일 광주로 향한 실화를 담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여름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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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 |
힌츠페터는 목숨을 건 현장취재로 당시 광주의 상황을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기자다. 그는 이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받았다. 2004년 심장질환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한 뒤 망월동 묘역에 묻혔는데 표석에는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송건호언론상 수상소감으로 “80년 5월 광주까지 태워준 용감한 택시기사 김사복씨에게 감사한다”고 밝히면서 이 실화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힌츠페터 기자는 취재를 위해 1980년 5월 19일 서울에 도착했지만 이미 대중교통이 두절돼 광주까지 갈 길이 없자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기사 김사복씨는 태워주면 미터요금보다 훨씬 큰 돈을 주겠다는 독일손님의 말에 광주로 향하게 됐다. 김씨는 독일차 ‘오펠’을 모는 서울의 택시기사였다.
힌츠페터 기자와 김씨가 광주에 가까워지자 계엄군은 그들을 저지했다. 김씨가 광주로 향하는 샛길을 찾아낸 덕분에 가까스로 광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힌츠페터 기자는 이날 취재한 필름으로 1980년 5월22일 독일 8시 저녁 뉴스에 광주의 비극을 알렸고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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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택시운전사'. |
힌츠페터 기자는 방송 이후 김씨를 줄곧 찾았다. 하지만 2006년 숨질 때까지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김사복씨는 송강호씨가, 힌츠페터 기자는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나치장교 역할을 맡았던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다.
힌츠페터 기자는 이 영화를 연출한 장훈 감독에게 광주 취재와 관련해 “기자가 진실을 알리고 보도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대답했다.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를 주인공으로 정한 것은 평범한 소시민의 시선을 따라갔을 때 더 분명하게 상황이 전달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독일기자와 서울 택시기사 등 두 외부인의 시선을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 그 시대를 다룬 영화들과 차별점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