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재벌개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사회공헌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적극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이를 통해 그동안 재벌기업으로 안고 있던 부정적인 인상을 떨쳐내고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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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19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박근혜 게이트 사태를 겪으며 부정부패와 편법승계 등 문제를 놓고 대중들에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경제전문지로 기업윤리와 평판관리 전문가인 로사 전 UCD경영대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보도했다.
전 교수는 삼성그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뇌물을 준 혐의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문 대통령의 취임 등 최근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사회적으로 강력한 분노의 대상이 됐다고 파악했다.
그동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SK그룹와 LG그룹 등 한국 주요 재벌기업이 안고 있던 정경유착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편법경영승계 등의 문제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눈에 확연히 띄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대부분의 한국 국민은 재벌기업의 잘못을 용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삼성그룹을 포함한 재벌기업들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힘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책임을 저버렸을 때 대중들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에서 서양 문화권과 동양 문화권에 확실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과거 사례에서 서양 기업들은 대규모 벌금을 내거나 CEO 등 책임자가 징역으로 실형을 받는 등 확실한 ‘빚갚음’을 중요시하는 반면 한국과 일본 등의 대기업은 실제 형벌을 받기보다 오너일가가 수갑을 찬 모습이 공개되는 등 명예에 타격을 입는 자체가 큰 상징적 의미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공개되는 것만으로 대중들은 충분한 형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심어린 사과와 변화를 위한 약속을 내놓는다면 비교적 쉽게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 교수는 삼성그룹도 이 부회장의 재판결과와 관계없이 기업문화에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며 도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앞세울 경우 중분히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삼성그룹은 오너일가의 지배력 유지에 핵심으로 꼽히던 삼성 미래전략실을 완전히 해체하고 사외이사의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변화도 약속했다.
전 교수는 “삼성그룹은 이전부터 수많은 논란을 겪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에 특히 장점을 보였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충분히 대중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재벌개혁도 결국 삼성그룹이 그동안 재벌기업으로 안고 있던 불투명한 약점들을 대거 개선해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문 대통령은 재벌기업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오너일가의 불공정한 권력 행사와 막대한 경제력 집중 등 문제를 엄격히 다루겠다며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약속했다.
전 교수는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을 위한 노력은 부패 방지와 귀족주의 청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대중들의 의견에 휩쓸려 일부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