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대표가 아마존에 맞설 무기로 내세웠던 쿠팡맨과 관련해 계속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쿠팡은 속도와 함께 ‘감성’을 강조하는 쿠팡맨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쿠팡맨을 둘러싼 잡음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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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 |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임금삭감, 과도한 업무량, 계약해지 등 쿠팡맨과 관련한 여러 의혹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4월 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쿠팡맨의 아내’라고 소개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쿠팡이 4월1일부로 직원 평가제도를 바꾼 뒤 직원들의 임금을 깎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이 정직원 전환을 앞둔 계약직 쿠팡맨들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하고 있다고도 했다.
쿠팡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신을 전현직 쿠팡맨이라고 소개하며 과도한 업무량, 부당한 계약해지 등을 비판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쿠팡맨은 지난 3월 기준으로 모두 3600여 명에 그쳐 올해 말까지 모두 1만5천 명을 고용하겠다던 약속이 불투명해졌다. 당초 전체의 60%가량을 정규직으로 두겠다고 했지만 고용된 직원 가운데 정규직은 3분의 1 수준인 1200여 명에 불과했다.
늘어나는 물량에 비해 인력 충원이 늦어지고 있어 쿠팡맨들은 잔업과 주말근무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 창원에 근무하던 쿠팡맨 3명은 최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김범석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쿠팡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했다는 것이다.
쿠팡이 비용한계에 부딪쳐 쿠팡맨의 근무여건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4년까지만 해도 1천억 원대에 그쳤지만 2015년 5천억 원대로 훌쩍 뛰었고 지난해에도 늘어났다. 2년 동안 본 영업손실만 1조1천억 원이 넘는다.
쿠팡은 2014년 3월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직접 쿠팡맨을 고용하고 차량을 구입하는 획기적 실험을 시작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을 쿠팡맨이 하루 만에 배송하는 시스템이다.
쿠팡은 6개월 근무 뒤 정규직 전환 심사, 60%가량 정규직 전환, 연봉 4천만 원 등을 약속하며 쿠팡맨을 대거 채용했다. 회사에서 1톤 차량과 유류비도 따로 제공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배송서비스와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그동안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형태로 택배회사 대리점과 용역계약을 맺고 배송 한건당 700~8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관행이었던 탓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위메프, 티켓몬스터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하며 1년에 매출 1조 원 이상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배송도 판매의 연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기존 온라인 쇼핑의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쿠팡이 높은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내세우려 한 건 다른 업체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친절과 감성”이라며 “실제 손편지, 현관 앞에 배송된 물품의 사진을 직접 찍어 보내는 쿠팡맨들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많은 고객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팡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택배보다 4배가량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쿠팡맨의 연간 인건비는 4대보험과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해 2천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전국에 세워진 대형 물류센터, 배송거점 운영소의 운영비용까지 더하면 배송에만 연간 3천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쿠팡은 고정비 부담이 큰 만큼 올해 역시 대규모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과 같은 고비용 구조가 이어질 경우 결국 쿠팡맨 실험도 생사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