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올해 인천공항에 신규면세점을 열기로 하면서 자회사 SM면세점 실적을 본궤도에 올려 놓을지 주목된다.
하나투어는 본업인 여행업 호조에도 면세점사업에 발목이 잡혀 수익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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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 |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하나투어는 면세점 등 자회사 적자확대로 1분기에 경쟁사인 모두투어에게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추월당했다"며 "앞으로 자회사 실적 변동성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07억 원, 119억 원을 각각 냈다.
두 회사 모두 본업인 여행업에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회사 실적은 엇갈렸다.
모두투어 자회사 자유투어가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하나투어는 자회사인 SM면세점은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SM면세점은 1분기에만 영업손실 90억 원가량을 냈다.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270억 원 수준이었는데 적자규모가 더욱 커졌다.
하나투어는 면세사업 철수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오히려 면세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M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DF4구역의 면세점특허권을 4월 따냈다. 기존 제1여객터미널 공항면세점과 시내면세점을 포함해 모두 3곳을 운영하게 되는 셈이다.
SM면세점이 운영하는 기존 공항면세점은 지난해 월 평균 74억 원의 매출을 내며 손익분기점 전후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시내면세점은 영업면적이 공항면세점의 10배에 이르는데도 월평균 매출이 41억 원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하나투어는 매출이 부진한 시내면세점 규모를 7층 규모에서 4층 규모로 줄이는 대신 공항면세점을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시내면세점 규모를 줄이면서 적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면세점사업에서 의미있는 수익을 내는 데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앞으로 사업장이 3곳으로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면세업은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만큼 규모가 클수록 매입단가를 낮추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위치와 영업요율을 고려하면 SM면세점 같은 중소중견면세점들이 제2여객터미널 사업장에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의 6개 면세점 영업구역은 3층 탑승지역에 위치한다. 출국자의 이동이 잦아 홍보효과가 큰 중앙부는 대기업이 차지했다.
그런데 임대료 산출기준인 영업요율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모두 동일하다. 품목별로 향수·화장품이 30%, 주류 34%, 담배 3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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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배치계획. |
면세점 낙찰 사업자는 낙찰금액의 12분의 1을 매달 임대료 명목으로 인천공항공사에 낸다. 이를 최소보장금이라 하는데 6개월마다 판매품목별 매출액에 영업요율을 곱해 그 금액이 6개월치 최소보장금 납부액보다 많으면 차액을 다시 인천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중견면세점 구역은 당초 낙찰금액 규모가 작았던 만큼 매출에 요율을 곱한 금액이 최소보장금 규모를 넘길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이익을 내더라도 인천공항공사에 다시 고스란히 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첫 해 이후엔 연간 임대료를 출국 여객수에 연동해 최대 9%까지 올릴 수 있는 점도 면세점사업자에 부담이다. 최근 저비용항공사가 늘면서 구매력이 낮은 여객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SM면세점 등 신규 면세점사업자들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오픈과 함께 10월 문을 연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