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인도에 9천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차 생산설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현지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인도 경제전문매체인 이코노믹타임스가 10일 “현대차가 500억 루피(약 8700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생산설비를 구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규 투자로 친환경차를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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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영기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장. |
이 매체는 지난 3월에도 현대차가 2020년까지 인도에 500억 루피를 투자하고 소형차, 친환경차, 영업용차를 중심으로 신차를 적극 투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언론의 보도는 추측성 보도로 보인다”며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인도에서 1위를 차지한 마루티스즈키를 따라잡는 데 속도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50만537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7%를 차지했다. 시장 1위로 점유율 48%를 차지한 마루티스즈키와 비교하면 한참 뒤처져있지만 8%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마힌드라, 타타, 혼다, 토요타키를로스카 등 중위권 완성차회사들을 크게 앞섰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에서 2개 공장을 가동하며 연간 65만 대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가 2021년까지 1조2천억 원을 들여 연산 30만 대 규모의 인도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2021년 쯤이면 100만 대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기아차가 지난달 말에 인도 투자계획을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마루티스즈키가 현지에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즈키는 2020년까지 1조 원 정도를 투자해 현지 생산능력을 현재 수준보다 30% 늘어난 225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스즈키는 올해 2월에는 토요타와 포괄제휴 협약을 맺으면서 토요타의 기술력을 활용해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루티스즈키가 판매 1위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기아차 따돌리기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글로벌 완성차회사들도 성장성을 고려해 인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현지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프랑스 푸조시트로엥은 1월에 인도 CK비를라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데 1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20년부터 인도에서 연간 1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또 폴크스바겐은 올해 3월에 인도 완성차회사인 타타자동차와 공동개발 제휴협약을 맺었다.
특히 현대차의 경쟁차로 꼽히는 일본차회사들이 인도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현대차가 거센 도전을 받을 수 있다.
토요타는 2월초 스즈키와 포괄적인 업무제휴를 맺으면서 스즈키의 판매기반을 활용해 인도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닛산도 2021년까지 인도에서 닷선 브랜드 차량 8종을 선보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