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4위 LG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자산규모를 무서운 속도로 불렸는데 이런 움직임을 볼 때 이른 시간 안에 LG그룹을 따라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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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그룹과 롯데그룹의 자산규모 격차가 지난해 2조5천억 원에서 올해 1조5천억 원까지 좁혀졌다.
순위는 2006년부터 LG그룹이 4위, 롯데그룹이 5위로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산규모 격차는 2006년 21조 원에서 올해 한자릿수까지 줄어들었다. 롯데그룹 자산규모가 같은 기간 78조 원 가까이 늘었났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10년 동안 국내 주요그룹 가운데 가장 활발할 인수합병 행보를 펼치며 5위로 급성장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4년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나선 뒤 성사된 인수합병만 40여 건에 이른다.
롯데그룹은 올해 역시 롯데케미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인수합병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호조로 분기마다 사상 최대실적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사업구조가 에틸렌 위주의 범용제품에 집중돼 있어 업황이 악화할 경우 한번에 휘청거릴 수 있는 만큼 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 회장이 국내외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싱가포르 석유화학기업인 주롱아로마틱스(JAC)를 인수하기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인수에 실패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액시올 인수를 눈앞에 뒀지만 검찰의 압수수색 직후 포기하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파키스탄에서 펩시콜라 보틀링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의 주가상승으로 자산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호재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롯데쇼핑과 자산이 많은 롯데칠성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LG그룹도 그동안 인수합병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나 올해 전장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은 그동안 인수합병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LG그룹의 인수합병 규모는 2조2800억 원에 그쳤다.
건수로는 25건으로 많았지만 주로 LG생활건강에서 음료와 화장품 위주로 소규모 기업을 인수한 경우가 많았다. 더페이스샵코리아, 코카콜라음료, 해태음료, 플러스원 등 대부분의 인수합병이 LG생활건강에서 이뤄졌다.
이 기간에 삼성그룹이 11조3800억 원, 롯데그룹이 9조7600억 원, 현대차그룹이 5조5600억 원, SK그룹이 5조800억 원을 인수합병에 쓴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앞으로 LG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전장부품사업에서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미 삼성전자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전장부품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LG그룹은 올해 초 LG실트론 지분 51%를 SK그룹에 62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실탄도 확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