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이르면 상반기 안에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떠난 뒤 여전히 미국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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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이 3월 초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는데 대선이 끝나면 경영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CJ그룹이 5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둔 만큼 더 이상 복귀를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경 부회장의 복귀 여부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2년 반 동안 CJ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있다.
CJ그룹은 당분간 이 부회장의 복귀는 없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가 원래 완치가 되는 질병이 아닌데 이재현 회장이 없는 동안 CJ그룹을 이끌면서 병이 많이 악화됐다”며 “당분간 미국에 머물며 요양과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1958년생으로 아직 젊은 데다 CJ그룹의 문화사업에 대한 애착이 강한 만큼 이 부회장이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이 CJ그룹의 문화사업을 사실상 일군 만큼 이 부회장이 다시 복귀해 문화사업 전반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은 CJ그룹이 제일제당 중심의 식품사업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사업부문을 구축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1995년 드림웍스 투자로 그룹의 문화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20년 동안 영화와 방송, 음악 등 문화사업을 총괄했다. 그 결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 수준까지 오르며 그룹 내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CJ그룹의 문화사업이 해외진출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점도 이 부회장의 복귀 필요성에 힘을 실어준다.
CJ그룹은 CJE&M과 CJCGV 등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문화기업 10위’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CJCGV는 내수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영화시장이 정체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CJE&M도 포화된 내수에서 벗어나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화사업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와 뚝심이 필요하다”며 “CJE&M과 CJCGV 모두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잘 이끌고 있지만 구심점 역할을 하며 문화사업을 진두지휘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자의적으로 떠난 게 아니라는 점도 이 회장의 복귀 가능성을 높인다. 이 부회장은 2013년 말부터 청와대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왔는데 1년 가까이 지난 2014년 10월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이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가 갑작스럽게 떠난 데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복귀를 앞두고 이 회장을 중심으로 짜인 데다 전문경영인체제로 확실히 자리잡은 만큼 이 부회장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성수 CJE&M 대표는 2011년부터, 서정 CJCGV 대표는 2012년 부터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