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가 배당성향을 높여 KB금융지주에게 많은 현금을 내보내는 대신 신기술 투자 등 내실키우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KB국민카드가 KB금융지주의 현금흐름 창출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이익규모는 3171억 원으로 KB국민은행의 33%수준이나 배당금은 올해 2501억 원으로 KB국민은행 배당금의 70% 수준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
|
|
▲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
KB국민카드는 2016년 순이익이 2015년보다 10.7% 감소했음에도 올해 배당성향은 78.9%로 지난해보다 22.6%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KB국민카드의 배당금은 전액 KB금융지주에 흘러 들어간다.
이 때문에 KB국민카드가 지금처럼 높은 배당금을 결정한다면 잉여현금이 KB국민카드의 내실키우기에 쓰이지 못하고 KB금융지주에 현금을 몰아주는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전 연구원은 “KB국민카드의 이익은 KB금융지주 안에 전략적인 자본배분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카드가 벌어놓은 순이익을 내부에 유보시켜 투자 등 앞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카드사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많이 줄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또한 가장 많이 감소했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8%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줄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KB국민카드의 수익성이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배당 확대보다는 빅데이터나 핀테크 사업 등 신기술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유순덕 한세대학교 교수는 한 세미나에서 “안드로페이, 구글페이, 아마존 등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면서 지급결제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카드업계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스터, 비자 등 글로벌 카드사들은 신규 수익성 확보를 위해 모바일 지불결제분야와 핀테크기업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업계 수준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카드사는 성장동력 재원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배당을 다시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