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낸 빚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을 금호타이어에 떠넘길 가능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금호타이어 매각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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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용선 더블스타 동사장. |
금호타이어 매각과정이 소송 등으로 장기화할 경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1일 “더블스타의 자금조달 능력과 인수 이후 경영능력에 대해선 주식매매계약을 맺기 전에 이미 확인한 사항”이라며 “다만 변경이 생겼거나 확실히 재무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 다시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블스타가 이번 인수전을 위해 구성한 컨소시엄은 금호타이어 인수대금 9550억 원 가운데 2230억 원만을 출자했고 나머지 7320억 원가량은 중국 금융권에서 대출약속을 받고 그 증서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타이어회사인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2015년 기준 순이익이 100억 원 수준에 불과해 1조 원 가까이 되는 인수자금 대부분을 중국 금융권에서 빌릴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금융권에서 빌리는 자금이 7천억 원에 이를 경우 연 이자 5%로 가정해도 이자가 350억 원에 이른다. 금호타이어의 현금창출 능력은 1년에 2천억 원가량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월 “더블스타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790억 원 수준인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더블스타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금호타이어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검토’로 한단계 낮추기도 했다.
더블스타가 자금력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금력에 어려움이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인수 이후 금호타이어 자산을 인수자금 상환에 사용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어 매각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수절차가 장기화하면 금호타이어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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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경영노하우를 배웠기 때문에 손을 떼도 손해볼 것이 없다.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실사를 할 경우 기업의 주요전략과 생산라인, 생산설비, 인적자원, 운영방식과 기술요소, 재무 등을 두루 조사하게 된다. 또 인수가 무산돼도 48억 원의 실사비용은 돌려받는다.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중국정부의 움직임도 부담이 된다. 인수전이 장기화할 경우 완주하기 어려울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다.
중국은 최근 위안화 방어를 위해 자본유출을 통제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기업 러에코가 미국 TV제조사인 비지오를 인수하는 데 승인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거나 19일까지 자금조달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금호타이어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