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세타2엔진 결함으로 국내외에서 대규모 리콜이 결정된 데 이어 정 회장이 품질을 자신한 에쿠스와 제네시스도 엔진과 관련한 부품의 결함으로 자발적 리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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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정 회장은 품질의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인사로 돌파했는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제보의 후폭풍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0월부터 내부제보를 바탕으로 리콜시행 여부를 검토하면서 현대기아차를 압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에서 세타2엔진을 리콜하기로 했는데 세타2엔진 결함으로 전 세계에서 리콜하는 차량은 148만 대에 이른다.
국토교통부는 현재까지 내부제보 32건 가운데 11건을 심의했고 이 가운데 세타2엔진 결함을 포함해 4건에서 리콜명령을 내렸다.
내부제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아직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지속적으로 심의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현대기아차가 추가적인 리콜에 나설 수도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리콜 요구가 빗발칠 수 있어 현대기아차가 내부제보로 전 세계에서 리콜해야 하는 차량이 200만 대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몽구 회장이 특유의 인사로 이번 품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에서 연비과장, 브레이크등과 에어백 등 부품결함, 차량 누수현상 등이 불거지면서 심각한 품질위기에 부딪혔다. 현대기아차가 2013년에 미국에서 리콜을 결정한 차량만 200만 대가 넘었다.
정몽구 회장은 2013년 11월 품질논란의 책임을 물어 당시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았던 권문식 부회장을 포함해 담당임원들의 사표를 받았다.
권 부회장은 사표를 낸 지 3개월 만에 복직하긴 했지만 정 회장은 문책성 인사를 통해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번에도 정 회장이 문책성 인사를 통해 품질경영의 고삐를 다잡을 수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에 세타2엔진 결함과 관련해 문책성 인사를 이미 단행했다. 곽진 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세타2엔진 리콜에서 국내차별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그로부터 6일 뒤 고문으로 물러났다.
곽 전 부사장은 당시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았는데 국내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경질된 것으로 풀이됐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특히 품질문제에 엄격한 데 내부제보로 품질경영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품질관리, 연구개발 등 담당임직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