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 자동차회사인 케이씨노블이 2017서울모터쇼에서 독립부스를 열고 노블클라쎄 EQ900L을 선보여 정체된 자동차 튜닝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물꼬를 틀 수도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케이씨노블이 자동차 튜닝산업에서 새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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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선 케이씨노블 대표 겸 케이씨모터스 대표. |
케이씨노블은 기아차에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납품하는 케이씨모터스가 자체브랜드인 노블클라쎄를 키우기 위해 설립한 별도법인이다. 완성차를 들여와 내외부에 고급화한 편의사양 등을 추가해 되파는 자동차개조회사다.
해외에서 잘 알려진 개조차회사로는 메르세데스-벤츠를 개조하는 회사인 AMG나 쉐보레의 밴을 개조하는 회사인 스타크래프트 등이 있다.
케이씨노블은 2015년 서울모터쇼부터 노블클라쎄 카니발 L시리즈와 노블클라쎄 쏠라티를 차례로 내놓은데 이어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노블클라쎄 EQ900L을 선보였다.
노블클라쎄 카니발 L과 노블클라쎄 쏠라티, 노블클라쎄 EQ900L은 각각 기아자동차의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현대자동차의 쏠라티, 제네시스 EQ900을 개조한 차다.
케이씨노블은 자동차튜닝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튜닝과 달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성능시험을 거쳐 차량을 판매하는 자동차제작사라고 강조했다. 튜닝가게에 차를 튜닝해주는 회사와 차별화했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케이씨노블은 9일 폐막한 2017서울모터쇼에서 독립 전시공간을 꾸려 EQ900L 등 튜닝차를 선보여 시선을 끌었다. 튜닝 부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게 아닌 튜닝된 완성차를 대중에 판매하는 회사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케이씨노블 관계자는 “이번 모터쇼 동안에만 3대를 팔았다”며 “아직 판매로 직접 연결되지 않고 있지만 곧 판촉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블클라쎄로 흥행에 성공할 경우 국내 자동차튜닝산업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자동차튜닝을 놓고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자동차튜닝회사에 사업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모터쇼를 통해 세단을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판매확대에 나설 계획을 세웠다.
케이씨노블 관계자는 “튜닝차 판매를 시작한지 1년 반가량 됐다”며 “아직 판매가 많진 않지만 올해부터 판매확대를 위해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고 내년이면 사업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케이씨노블은 전문직 종사자와 기업가, 사업가 등 고급차 수요를 끌어와 올해부터 달마다 3~10대가량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4인승 카니발L의 경우 가솔린모델 가격은 1억2500만 원, 디젤모델은 1억2천만 원이며 9인승 카니발L의 경우 가솔린모델 가격은 9400만 원, 디젤모델은 7950만~8990만 원이다. 기아차 하이리무진 가격이 3848만~5938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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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씨노블의 노블클라쎄 EQ900L. |
최지선 케이씨노블 대표 겸 케이씨모터스 대표는 모터쇼에서 “노블클라쎄는 고품격 완성차 제작을 목표로 하는 브랜드”라며 “국내에서 유일한 완성차의 프리미엄 컨버전(튜닝차) 브랜드로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응용미술학과에서 공업디자인을 전공했다. 1985년 현대차에 입사해 엑셀과 프레스토, 쏘나타 등의 내부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다. 남편과 자동차공방을 꿈꾸며 회사를 세워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부는 최근 튜닝사업 활성화를 위해 제도정비에 나섰다.
정부는 2월 제2차 자동차정책계획을 통해 자동차 개조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튜닝규제를 완화하고 튜닝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을 세웠다.
통계청은 올해 1월13일 한국표준산업분류를 개정하면서 자동차 구조 및 장치 변경업을 신설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등 자동차관련 정부부처는 2014년에도 ‘자동차 튜닝산업 진흥대책’을 내놓고 자동차개조산업 활성화를 추진했다.
국내 자동차 개조산업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한국튜닝산업연구소는 지난해에 현황자료를 내고 국내 자동차개조시장은 5천억 원 규모로 전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치이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자동차개조시장 규모가 각각 33조 원, 23조 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동원 한국튜닝산업연구소 연구소장은 현황자료를 통해 “세계 5위인 자동차생산국인 우리나라는 이제야 ‘튜닝이 불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며 “튜닝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제도적인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