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내놓은 전기차 쉐보레 볼트EV는 "전기차는 힘이 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9일 2017서울모터쇼가 열리고 있는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개최한 볼트EV 시승행사를 열었다.
볼트EV는 한국GM이 최근 새로 내놓은 순수전기차다. 17일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두 시간 만에 초반 물량 400대가 완판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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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 쉐보레의 볼트EV. |
볼트EV를 만나보고 그 상품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볼트EV의 주행성능은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볼트EV는 소개될 때마다 ‘경쾌한 주행성능’을 자랑한 만큼 내연기관차보다 ‘힘’이 달리지 않을지 의구심을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볼트EV를 몰아보니 준대형 가솔린차 수준의 묵직함이 운전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전달됐다. 힘없이 가속도만 높인 차가 아니었다.
볼트EV는 전기차임에도 최고출력이 204마력이다. 현대차의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최고출력이 120마력이고, 가솔린 모델 가운데 그랜저IG가 최고출력이 190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준대형세단보다 출력이 높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7초 대인 만큼 가속이 빨랐다.
도심을 빠져나와 자유로에 들어서서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몸이 뒤로 젖혀졌다. 시속 100킬로미터까지 가속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신호변경 시에 느꼈던 치고나가는 힘은 최근 몰아본 메르세데스-벤츠 E200을 떠올르게 했다. 볼트EV 최대토크는 36.7킬로그램중미터로 메르세데스-벤츠 E200보다 6.1킬로그램중미터 더 크다.
차체가 가벼운 덕택인지 가속과 미세한 핸들조작에 차가 신속하게 반응했다. 볼트EV 차체 중량은 1620킬로그램으로 준대형세단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정영수 GM 전기구동개발담당 상무는 “볼트EV는 차체형 배터리로 차량중량을 줄인 게 특징”이라며 “차량중량을 낮춘 만큼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전기차 특유의 정숙함이 더해졌다. 자유로를 고속주행하는 동안 풍절음이 전해지지 않았다. 속도에 주의하지 않은 채 무심코 페달을 밟으면 차 속도는 이미 시속 130킬로미터에 가까워져 있었다.
정영수 GM 전기구동개발담당 상무는 “볼트EV는 낮은 무게중심과 강력한 출력을 구현해 내연기관차보다 나은 주행성능을 목표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볼트EV는 운전자의 운전기술에 따라 주행가능거리가 달라졌다. 운전기술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한다니 주행이 재미있다는 인상을 준다. 얼마나 회생제동 기능을 잘 활용하는 가에 따라 실제 주행가능거리는 383킬로미터가 넘을 수도 있다고 한국GM 관계자는 설명했다.
볼트EV는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기술과 ‘리젠 온 디멘드(Regen on Demand)’ 체계를 적용해 주행가능거리를 383킬로미터까지 늘렸다.
원페달 드라이빙은 가속페달 하나로 가속과 제동을 다하는 운전방식으로 마치 놀이공원의 ‘범퍼카’ 마냥 페달을 밟으면 차가 갔고 떼면 차가 섰다.
‘리젠온디멘드 체계’는 핸들 뒷부분에 달린 리젠 버튼을 조작해 차를 제동할 수 있게 했다. 이들 두 기능 모두 제동으로 날아가는 운동에너지를 다시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게 한다.
원페달 드라이빙과 리젠온디멘드를 사용해보니 예상보다 활용에 숙련도가 더욱 필요했다. 일반 내연기관차를 운전하는 방식에 이들을 가미하는 수준으로 주행한 결과 차량 터치스크린에 표시된 주행점수는 –8.1점이었다.
손으로 조작하는 회생용 브레이크로는 감속 정도를 조절할 수 없었다. ‘잔브레이크질’이 잦은 시가지보다는 자동차전용도로 등에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는 데 활용도가 더욱 높았다. 반대로 원페달 드라이빙은 도심에서 신호대기가 잦을 경우 운전의 피로를 덜어주기에 안성마춤이었다.
볼트EV 핸들조작은 가벼운 편이었다. 초보자들은 고속주행에서 조작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볼트EV 크기는 준중형차급이었고 외형은 소형차와 닮아있었다. 얼핏 쉐보레의 스파크를 떠올리게 했지만 탑승한 뒤 실내공간은 준중형세단들보다 넓었고 전고가 높아 시야가 트였다는 인상도 받았다.
볼트EV는 10.2인치 터치스크린과 8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통해 전기활용정보를 제공했다. 에너지를 어떤 기능에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와 회생에너지를 얼마나 생성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