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단순히 백화점 점포 수를 늘리는 출점경쟁에서 벗어나 누가 얼마만큼 크고 화려하게 만드느냐를 두고 새로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유통 계열사 한화갤러리아는 5일 수원 광교 컨벤션복합단지에 2019년 완공을 목표로 갤러리아 광교점을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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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
한화갤러리아는 광교점의 개발과 설계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여 경기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한화갤러리아는 2010년 충남 천안에 센터시티점을 연 뒤 신규 점포를 내지 않았는데 광교점을 통해 랜드마크 경쟁에 뛰어든다.
최근 들어 국내 백화점들이 단순 쇼핑공간에서 벗어나 대규모 면적을 바탕으로 각종 문화시설과 레저시설을 갖춘 곳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문을 연지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하는 등 대구지역에서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특히 전체 방문객 가운데 절반인 500만 명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로 파악됐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옥외 테마파크인 주라지, 스포츠 테마파크인 트램폴린 파크, 1930년대 중국 상하이 옛 골목에서 분위기를 따온 맛집거리 루앙스트리트, 대구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놀이 및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전국 주요지역에서 최대, 최초, 최고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랜드마크 전략을 가장 잘 쓰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전국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모두 13개로 롯데백화점 33개, 현대백화점 15개와 비교하면 점포 수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점포의 평균 영업면적은 5만6천 제곱미터가 넘어 업계 평균보다 1.5배가량 넓다. 점표별 백화점 매출 상위 10개 점포 가운데 4개 점포가 신세계백화점이다. 특히 부산 센텀시티점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으로 기네스월드레코드 심사단으로부터 ‘세계 최대 백화점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현대백화점도 여의도에 서울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을 열기로 하면서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여의도가 업무밀집지역으로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만큼 고객을 여의도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를 단순한 랜드마크가 아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월드타워가 이달 전면개장하면서 월 방문객 수가 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롯데그룹은 예상하고 있다.
방문객 수가 늘어나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에 있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의 매출도 오를 것으로 기대받는다.
유통 대기업들이 랜드마크 전략을 쓰는 이유는 집객효과 때문이다. 먼 곳에서 찾아오게 만들고 오래 머물게 만들어 방문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시설을 갖춰 온 가족이 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며 “가족과 함께 오거나 체류시간이 길수록 구매하는 물건의 양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