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최근 5년 동안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에 환율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여 평균판매단가가 떨어지고 엔화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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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올해 1분기에도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급감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4일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엔화와 유로화 가치가 절하돼 영업이익을 상실해 왔다”며 “환율이 안정되면 평균판매단가가 올라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최근 5년 동안 영업이익이 2조9천억 원가량 감소했다. 설비증설과 원가상승 등 요인도 있지만 환율변동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연구원은 5년 동안 엔화가치가 23.2% 하락하면서 현대차가 영업이익에서 1조9천억 원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미국 승용차시장 등 해외에서 일본 완성차회사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만큼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 일본 완성차회사가 달러로 비용을 투입할 경우 엔저 효과를 봐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기아차는 최근 5년 동안 영업이익이 1조 원가량 감소했다. 유로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1조9천억 원가량 수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강 연구원은 유로화 가치가 1% 하락할 경우 기아차는 해외에서 평균판매단가가 0.6% 떨어지고 매출은 2442억 원 줄어든다고 파악했다.
강 연구원은 “유로화 가치는 최근 5년 동안 14.8% 떨어졌다”며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아차가 실적이 급증하지 않았던 것은 유로화 평가절하 효과가 누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차는 유로화와 엔화 등 가치가 올라 환율이 안정되면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환율이 현대기아차에 불리하게 움직였다”며 “중국 판매에 혼선을 빚은 점도 더해져 현대기아차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이 줄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와 비교할 때 엔화 가치와 미국 달러화 가치, 유로화가치는 올해 들어 각각 3.1%, 5.0%, 3.5% 절하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비용이 매출보다 빠르게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2조9070억 원, 영업이익 1조2천억 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5% 늘지만 영업이익은 10.6% 줄어드는 것이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2조7870억 원, 영업이익 5100억 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1%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9.6% 감소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