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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
‘양자대결이냐, 다자대결이냐’
19대 대선의 후보가 속속 확정되면서 조기대선의 대진표에 관심이 쏠린다.
다자대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지만 일각에서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는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4일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국민의당을 제외하면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홍준표(자유한국당), 유승민(바른정당), 심상정(정의당) 등 4명의 대선후보가 확정됐다.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승리가 무난해 보여 19대 대선에 나설 본선주자는 현재까지 5명이 결정됐다. 여기에 최근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김종인 전 비대위대표까지 포함하면 최대 6명이 될 수도 있다.
현재까지 판세는 문 전 대표가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안 전 대표가 2위로 맹추격을 벌이고 있다.
이번 대선이 다자대결 구도로 펼쳐진다면 선두에 있는 문 전 대표가 가장 유리하다.
문 전 대표는 30% 중반대에 이르는 단단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다자구도가 이뤄지면 경쟁자들의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문 전 대표는 최근 3자 대결 이상의 다자대결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 단 한차례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가장 큰 관심사는 문 전 대표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비문연대’를 고리로 후보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지 여부다.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범여권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단일후보를 내세워야 하고 이 후보가 다시 안 전 대표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보수적통’ 기싸움을 벌이고 있어 후보단일화가 쉽지도 않은 데다 설령 단일화가 된다 하더라도 정체성이 다른 국민의당과 연대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홍준표 후보는 안 전 대표를 겨냥해 ‘얼치기 좌파’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도 자강론을 내세우며 비문연대에 선을 긋고 있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 보수층에 거부감을 보이는 호남정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대선일까지는 불과 30여일밖에 남지 않아 시간도 촉박하다. 홍준표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경우 단일화 여부와 상관없이 완주 의사를 밝혀 실제 양자대결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이런저런 변수를 살펴봤을 때 성사될 확률이 높지 않은데도 정치권 일각에서 ‘양자대결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다자대결과 비교해 대선판세를 오리무중으로 만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대세론’을 꺾고 대선판세를 박빙 쪽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무래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방법의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최근 실시된 한 조사에서 양자대결이 이뤄졌을 때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를 근소하게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양자대결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양자대결이 성사된다면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3일 수도권 경선이 끝난 뒤 양자대결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자구도가 된다는 것은 안 후보가 국민의당뿐 아니라 구여권 정당과 함께 연대하는 그런 단일후보가 된다는 것”이라며 “별로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여권 정당들과 함께하는 후보라면 그것은 바로 적폐세력들의 정권연장을 꾀하는 그런 후보가 되는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있는데 적폐세력과 함께한다면 국민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가 비문연대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선거막판까지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모종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치는 살아움직이는 것”라며 “승리가 유일한 지상과제인 대선판에서 막판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