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에 이어 LG전자와 화웨이 등 안드로이드 경쟁사와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의 하드웨어 변화에 이어 주변기기와 생태계의 확장성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독자적인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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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고동진 사장은 29일 미국에서 갤럭시S8 출시행사를 마친 뒤 외국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갤럭시S8은 삼성전자가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한 뒤 출시된 첫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에 최초로 적용된 음성서비스 ‘빅스비’가 향후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적용분야와 지원기능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출시행사에서 갤럭시S8을 단순한 스마트폰 신제품이 아니라 모바일 경험을 확장할 수 있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가상현실기기 ‘기어VR’과 3D 카메라 신제품,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기기를 한번에 제어할 수 있는 전용 앱 ‘삼성 커넥트’가 동시에 소개됐다.
고 사장은 “갤럭시S8은 모바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품”이라며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 등으로 경험을 확대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해외언론들은 삼성전자의 이런 전략에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의 타격에서 벗어나려면 단순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며 “충분히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갤럭시S8을 더 넓은 경험의 시작이라고 강조한 것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완전히 과거로 구분짓기 위한 현명한 전략”이라며 “사업영역 확대에 강한 야망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8의 다양한 기능이 삼성전자를 구글의 운영체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전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다른 스마트폰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우위요소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 아이폰과 맞상대를 벌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LG전자와 화웨이 등 안드로이드 제조사에도 점점 치열한 경쟁을 맞이하고 있다.
LG전자는 G6에서 갤럭시S8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앞서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화웨이는 디자인과 카메라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증권사 드렉슬해밀턴은 화웨이가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거의 따라잡아 3~5년 안에 애플과 함께 글로벌시장에서 1,2위를 다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 BBC 역시 갤럭시S8의 디자인과 하드웨어 완성도는 높지만 중국업체들의 가격공세와 빠른 성장을 방어할 수 있는 차별화요소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솔루션, 가상현실기기와 사물인터넷 가전 등으로 독자적인 경쟁력을 마련하는 과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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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사장이 삼성전자 갤럭시S8과 다양한 주변기기의 연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
2015년부터 도입된 모바일결제 ‘삼성페이’는 중저가제품까지 적용이 확대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효과적으로 경쟁업체의 제품과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브스는 빅스비와 같은 서비스 역시 다른 제품으로 빠르게 생태계를 넓히고 활용성을 더욱 높이며 삼성전자만의 정체성이라는 확실하게 이미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포브스는 “포화상태에 이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시장에서 유일한 경쟁요소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생태계를 구글 안드로이드와 별도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생태계 경쟁력은 향후 전장부품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에도 핵심적인 경쟁요소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의 생태계 전략은 점점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포레스터는 “갤럭시S8 출시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경쟁이 아닌 구글과 애플 등과 생태계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될 것”이라며 “기존의 성공방식과 완전히 다른 만큼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