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의 수익모델 만들기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누구는 한 번 판매되면 추가수익이 더 이상 없었는데 SK텔레콤은 누구에 쇼핑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추가 매출을 꾀할 수 있게 됐다.
◆ SK텔레콤, 누구와 11번가 연동
SK텔레콤은 누구에 커머스기능과 스포츠중계, 오늘의운세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추가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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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 누구 이용자들은 11번가의 ‘오늘의 추천상품’ 및 ‘금주 추천 도서’를 안내받고 주문까지 할 수 있다. |
커머스기능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와 연계된 쇼핑기능이다.
누구 이용자가 11번가 계정 및 결제정보를 미리 설정하면 음성으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누구는 이용자들에게 매일 11번가가 엄선한 ‘오늘의 추천상품’ 5개를 안내한다. 주간 단위로 ‘금주 추천 도서’도 소개하며 책도 판매한다.
아이들이나 가족들이 실수로 주문하는 일도 막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잠금설정도 할 수 있다. 잠금설정이 되면 결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쇼핑기능 추가로 국내에서 최초로 인공지능 커머스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스피커인 누구를 출시했다. 누구는 월 1만 대 이상 꾸준히 팔렸고 최근 누적판매량 7만 대를 넘어섰지만 누구 판매대금 외에 추가수익을 얻기 힘들었다.
반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비서 ‘알렉사’를 선보인 아마존은 지난해 7월부터 이용자가 수천 개의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수익창출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그동안 우선 기업간거래(B2B)시장에서 누구의 수익모델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어 왔다”며 “이번 커머스기능 추가는 소비자시장(B2C)에 조기 진출했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SK플래닛, 도움받나
이번 커머스기능 추가는 자회사 SK플래닛을 지원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7조 918억 원, 영업이익 1조5357억 원을 냈다. 2015년보다 매출은 0.3%, 영업이익은 10.1% 줄었다.
SK텔레콤의 연결기준 실적이 뒷걸음질한 이유는 자회사 SK플래닛의 실적부진 때문이다. SK플래닛은 지난해 3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오픈마켓 ‘11번가’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집중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번 커머스기능 추가로 인공지능 커머스시장 개척과 SK플래닛 지원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낼 것으로 기대한다.
SK텔레콤은 또 인공지능서비스가 이전보다 능동적으로 이용자들을 안내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누구의 쇼핑가이드 역할은 더 정교해지고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의 정보와 구매이력 등 이용자데이터가 쌓일수록 인공지능의 능력은 발달하기 때문이다.
김성한 SK텔레콤 누구사업본부장은 “인공지능이 사람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