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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2월 9일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학교법인 원광학원 보직자 연수에서 '경청에서 얻은 나라를 위한 10가지 소망'을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홍석현 전 중앙일보 및 JTBC 회장이 정치권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몸담고 있는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도 주목받고 있다.
여시재가 홍 회장의 향후 ‘정치행보’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시재는 ‘한국형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지난해 9월 공식 출범했다.
여시재(與時齋)란 ‘시대와 함께하는 집’이란 뜻인데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참여인사의 면면이 화려하기 때문이다.
여시재 법인 등기부에 따르면 이사진은 총 8명으로 참여정부 출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홍 회장 외에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안대희 전 대법관, 김현종 전 UN대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 등이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상근부원장을 맡고 있다.
2016년 9월 21일 열린 공식 기자간담회장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도 모습을 보였다.
우리사회의 진보와 보수, 여야를 넘나드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다.
이광재 전 지사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저는 기본적으로 이데올로기를 믿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에선 여야를 뛰어넘어 국가의 힘과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제시한 ‘대연정 카드’의 기초가 여시재 모임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여시재는 연구분야와 과제를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인하우스 조직’ 보다는 국내외 전문가 및 다른 싱크탱크와 연대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네트워크형 조직’을 지향한다. 이헌재 이사장은 “정파를 뛰어넘어 여러 현안에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솔루션 탱크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시재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한국판 브루킹스 연구소’ 설립을 목표로 세우고 한샘드뷰에서 출연한 300억 원가량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
여시재 측은 홍 회장의 대선출마와 여시재가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중앙일보 회장에서 물러나며 사실상의 ‘정치행보’를 시작한 홍 회장에게 여시재 인맥이 어떤 식으로든 힘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 회장은 삼성X파일 사건으로 낙마하지 않았더라면 UN사무총장이 유력한 인물이었다.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2005년) 주미대사인 홍 회장을 차기 UN사무총장으로 낙점했지만 예기치 못한 삼성X파일 사건이 터지면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당시)이 대신 그 자리로 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당시의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UN사무총장 후보의 약속을 받고 주미대사로 갔을 때 적 열망이 정말 끓어 올랐다”며 “내가 깊이 연구했기 때문에 사무총장으로 가서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열망이 있었는데 좌절됐을 때의 아픔은 말로 다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홍 회장을 대신해 UN사무총장에 올랐던 반기문 전 총장은 퇴임 후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지만 불과 20여일 만에 중도하차하고 말았다.
12년 전 UN사무총장에 도전했다 쓴맛을 본 홍 회장이 2017년 ‘한국 정치판’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