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사회공헌사업을 자회사 ‘카카오메이커스’로 분사해 자립하도록 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의 공동주문생산 플랫폼 서비스를 맡았는데 수익모델이 미흡하다는 말도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메이커스는 분사 후 신속히 사업을 확대하면서 카카오의 사회공헌기업 이미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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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은택 카카오메이커스 대표. |
카카오메이커스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주문생산방식과 간단한 판매품목이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하는 측면에서 사회공헌(소셜임팩트)기업이라고 분류된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2014년부터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로 소셜임팩트사업을 강조해왔다. 김 의장은 올해 인공지능사업에 뛰어들기 전까지 이 사업에 전념해왔다. 이 사업은 포털의 지배력 과잉논란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책으로 평가됐다.
카카오는 2일 이 사업을 카카오메이커스로 분할해 홍은택 카카오 부사장에게 대표를 맡겼다.
홍은택 카카오메이커스 대표는 “소셜임팩트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다는 걸 입증해 보려고 한다”며 “이제 기존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제조업의 생산방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이뤄지는 현재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주문생산체제로 바꿔 재고를 없애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지녔다.
목표를 이루려면 확고한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카카오메이커스는 입점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
카카오메이커스가 자리잡은 시장은 기존 수익모델로는 성과를 크게 내기 어렵다. 이 플랫폼의 구조는 수공업자들이 먼저 주문을 받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공업자의 수가 많을수록 실적이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입점수수료는 일정수준 이상으로 늘어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공동주문생산 플랫폼시장의 1위기업인 백패커의 ‘아이디어스’도 같은 수익모델을 뒀다.
아이디어스는 2년 8개월 동안 매출 20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에만 판매자들에게 155억 원을 지급했다. 판매자에게 지급한 금액을 제외하면 남는 수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메이커스의 전신인 서비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1년 동안 매출 8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제품 판매수는 1651개, 업체수는 447개, 주문성공율은 94.5%다. 5.5%를 제외한 모든 주문이 생산에 들어가 81억 원어치 거래됐다는 뜻이다. 판매자 지급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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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메이커스의 '할머니 일자리 선물 기부 반지'. |
카카오메이커스는 독립 후 새로운 수익모델로서 기업간거래(B2B)사업을 하기로 했다.
선물용이나 기념품으로 대량주문을 희망하는 기업과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의 사업이다. 기업간거래가 늘어나면 단체생산이 많아지기 때문에 한번에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수공업자가 기한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카카오메이커스는 기업 등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군을 다양화할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가죽공예, 액세서리, 아트토이, 도자기, 먹거리 등 수공업제품을 위주로 취급했지만 앞으로는 IT전자기기, 패션, 생활용품 등 제조업 제품도 주문생산을 받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기존에 투자한 심리치료전문기업 등의 사회공헌기업도 결국 이윤을 내지 못해 문을 닫은 적도 있다”며 “기존 수익모델인 수수료를 강화하면 판매자인 중소상공인의 수익이 줄기 때문에 골목상권 논란과 부딪치게 돼 새로운 수익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