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국내 면세점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호텔과 여행, 화장품 등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도 주가가 줄줄이 하락했다.
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15일부터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세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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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세점을 찾은 유커(중국인 관광객)들.<뉴시스> |
지난해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804만여 명이다. 개별 여행객과 단체 관광객을 포함해 여행사를 통해 온 중국관광객은 이 가운데 60~70%을 차지했다.
면세점은 유커 비중이 절대적이다. 당장의 대책 마련보다 존폐위기까지 걱정해야할 상황이란 말까지 나온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업계에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며 “시내면세점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업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매출 3조1600억 원을 올렸다.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비중이 2조6천억 원으로 80%가량이었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장충동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1조4천억 원 가운데 70~80%가 중국인 관광객 주머니에서 나왔다.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관광상품 규제가 베이징 일대에 한정된 것인지 중국 전체인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업계 전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3일 전날보다 13.1% 떨어진 4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도 주가가 4.92% 하락했다.
면세점뿐 아니라 화장품, 여행, 호텔업계 등 유통산업 전반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특히 여행사 및 호텔업계 등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관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줄어들면 국내 관광객의 20% 이상이 사라지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2.67% 떨어진 25만1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화장품은 전날보다 주가가 무려 18.92% 떨어졌다.
LG생활건강(-8.22%), 에이블씨엔씨(-5.56%), 잇츠스킨(-7.09%) 등 대부분의 화장품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대표적인 여행업체인 하나투어-5.29%)와 롯데관광개발(-2.67%), 모두투어(-1.31%도 주가가 급락했고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관련 회사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는 전날보다 각각 주가가 5.29%, 3.42%, 1.60% 떨어졌다.
롯데그룹 계열 주가는 낙폭이 전날보다는 줄었으나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롯데쇼핑(-0.93%), 롯데칠성(-0.14%), 롯데케미칼(-1.88%), 롯데푸드(-2.14%), 롯데정밀화학(-0.74%) 등 주가가 줄줄이 내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