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업계의 숙원이었던 전기자전거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3월부터 일정요건을 갖춘 전기자전거를 면허없이도 자전거도로에서 탈 수 있게 돼 자전거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자전거업계는 올해 전기자전거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전기자전거 등 신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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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환 삼천리자전거 대표. |
삼천리자전거는 4월 중순 90만 원대 보급형 전기자전거 모델을 선보인다. 삼천리자전거가 100만 원 이하 전기자전거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올해 5종의 신모델을 출시할 것”이라며 “전기자전거사업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톤스포츠는 1분기에 104만 원의 보급형 전기자전거를 2종 내놓는다. 알톤스포츠는 전기자전거 브랜드를 이-알톤(E-alton)으로 새롭게 출범하고 올해 6종의 전기자전거 출시를 추진한다.
자전거업계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자전거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전기자전거는 원동기장치자전거(125cc 이하 오토바이)로 분류돼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만 탈 수 있고 자전거전용도로를 주행할 수도 없는데 개정안 통과로 규제가 완화됐다.
개정안은 페달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파스(PAS·Power Assistant System) 방식으로 시속 25㎞ 이하인 경우만 모터가 구동되고 차체 중량이 30㎏ 미만인 전기자전거의 경우 면허없이 자전거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전기자전거를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아닌 일반자전거에 포함하려는 시도는 19대 때부터 있었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는데 이번에 속도제한 등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법안이 통과됐다.
최근 자전거업계는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실적이 둔화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이 1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1% 감소했다. 알톤스포츠는 매출은 16% 줄고 영업손실은 141% 확대됐다. 이 때문에 전기자전거시장 성장에 거는 기대는 크다.
삼천리자전거가 지난해 처음으로 파스 전용 전기자전거인 팬텀EX를 내놓은 것도 그런 기대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제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로 전기자전거 시장이 연간 2만 대 수준에서 약 2~3배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세계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 전기자전거 업계와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