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위해 군불을 때는 것일까?
특검이 박근혜 게이트 관련 수사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도 삼성그룹 뇌물죄 의혹의 수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혹 외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이 부회장 경영승계 과정에서 추진된 사업재편 전반을 들여다보며 수사강도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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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전일보다 1.86%(3천 원) 내린 15만8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3일 연속 주가가 내림세를 보였다.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으로부터 청와대가 삼성바이로직스 상장을 도와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피 상장과정에서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검은 8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현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데 이어 9일에는 안 전 수석을 재소환해 추가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과정에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5400만 주를 처분하는 과정에 정권의 외압이나 특혜가 있었는지를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합병 관련뿐 아니라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삼성바이로직스 상장과정으로까지 전방위로 수사가 확대되자 연일 보도자료를 내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9일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주식 처분과 관련해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자발적으로 처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10일에는 삼성바이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에 추가 혜택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상장규정 변경 전에도(적자인 상태에서)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은 가능했고 코스피 상장에 따른 추가 혜택은 없다"며 "상장을 하게 된다면 바이오산업의 이해도가 높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우선 고려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금융위 등 관계당국으로부터 상장 관련해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삼성바이로직스는 삼성물산의 바이오사업 자회사로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는데도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2946억 원, 영업손실 304억 원을 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16일까지 결정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관계없이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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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수 특별검사. |
애초에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맞물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와 무관하게 삼성의 뇌물죄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근 삼성화재 등 그룹 계열사 5곳의 재무담당 임원을 비공개로 소환해 재단 지원금 출연 과정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철 특검보는 8일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 영장 재청구 여부는 아마 박 대통령 대면조사와 상관없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의 수사시한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삼성 관련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자 이 부회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와 무관하게 특검이 향후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기고 수사를 의뢰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 뇌물죄 혐의와 관련한 수사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