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미국과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관련 정책변화의 혜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품) 처방이 확대된다. 한국에서 바이오의약품의 허가절차도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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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6일 “미국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수요 확대의 초석이 놓인 상태”라며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판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를 글로벌제약사 화이자를 통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올해 1월 원조의약품을 교차임상을 통과한 바이오시밀러로 대체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의 확정안은 3월 말 발표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는 교차임상(원조의약품→바이오시밀러→원조의약품→바이오시밀러 순으로 교차투여 과정)을 통해 효과를 입증 받아야 한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노르웨이에서 1회 교차임상을 통과한 경험이 있다.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약사의 임의대로 램시마의 처방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에는 미국 병원이 처음부터 램시마로 처방해야만 약사가 램시마를 사용하는 것으로 판로가 제한됐다.
선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램시마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미국 바이오시밀러시장을 최소 1년 이상 독점할 것”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같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지만 2018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시판이 가능해 독점형태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도 바이오시밀러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미국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약값을 인하해달라”며 “그 대신 식품의약처의 허가가 빨라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의료비의 비중이 커서 약값을 인하하려는 정책을 펼쳐왔다. 예전부터 미국정부가 산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시밀러를 도입한 이유는 GDP에서 의료비 비중이 16.6%(OECD국가 평균 9.1%)으로 높은 수준이라 원조의약품만으로는 재정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원조의약품인 레미케이드보다 15%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약가인하 정책과 관련해 향후 바이오시밀러시장의 확대를 위한 우호적인 정책들을 추가로 제시할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로 약가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국정부도 바이오의약품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안에 바이오의약품심사조정과를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7일 확정할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심사조정과는 정원 6명(연구관 2명, 연구사 4명)을 증원하고 바이오의약품 관련 업무를 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의 허가요건과 안전성 여부를 기존보다 빠르고 상세히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자가면역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등 3개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국내허가를 앞두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글로벌 승인절차에 앞서 국내의 전문적인 허가체계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