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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 참석해 DJI 전시장에서 드론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하는 전략을 바꿀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차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고 있는 데다 미래차 기술개발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하는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아시아니케이리뷰가 29일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부진한 판매실적을 낸 데다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부문에서 비용 12조4958억 원으로 전년보다 5%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5%로 1.4%포인트 떨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전사적으로 강도높은 경상비용 절감활동을 실시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제네시스 브랜드 출시와 같은 마케팅 관련 활동과 각종 연구개발 투자 등은 확대했다”며 “이런 미래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투자 활동에 더해 기말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해 전체적인 영업부문의 비용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임금삭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업비용을 줄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임원 1천여 명은 지난해 10월 임금의 10%를 자진삭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출장 항공편과 숙소의 등급을 낮추고 영상회의를 진행하는 등 전사적으로 비용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해도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비용은 늘리기로 했다.
다른 글로벌완성차회사들은 연구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른 회사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다른 완성차회사들과 달리 독자개발을 추진하면서 연구개발비용을 줄이기 쉽지 않아 다른 부문에서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아시아니케이리뷰는 봤다.
현대기아차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은 2013년 2.3%, 2014년 2.5%, 2015년 2.6%로 늘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현대차의 미래차 연구개발에서 다른 회사와 협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연구개발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현대차의 체질을 개선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현대차와 토요타,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와 에너지회사 등 13곳은 이달 17일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한 ‘수소위원회’의 공식 회원사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올해 다보스포럼에 3년 만에 참석한 이유도 수소위원회 활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다보스포럼에 앞서 CES2017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서 자율주행용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제슨 황 최고경영자를 만나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관련 기술개발에서 협력한 방안을 논의했다.
또 현대차가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지난해부터 협력해온 시스코의 척 로빈스 최고경영자와도 만났다. 정 부회장과 로빈스 최고경영자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더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주요 자동차시장에서 부진한 판매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도보다 2.5% 늘어난 142만 대를 팔았다. 반면 혼다와 닛산 등 일본 완성차회사는 엔화 약세 덕에 현대차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에서도 부진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자동차판매량은 전년도보다 14% 늘었지만 현대차 판매량은 8% 느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판매순위 3위를 지켰지만 소형차SUV 제품군이 약한 탓에 경쟁 완성차회사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완성차회사는 각각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현대차의 중국판매를 흔들고 있다고 아시아니케이리뷰는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