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자회사의 성과에 따라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모두투어는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자유투어가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개선이 전망되는 반면 하나투어는 SM면세점이 여전히 애물단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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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민 모두투어 사장. |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4일 “모두투어는 유럽지역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자회사인 자유투어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두투어는 1분기에 매출 683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55% 늘어나는 것이다.
그동안 이익에 기여하지 못했던 연결자회사들의 실적이 자유투어를 필두로 개선되고 있는 덕분이다.
자유투어는 모두투어가 2015년 인수했는데 지난해만 20억 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무난하게 넘기면서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 위탁운영사업자인 모두스테이 역시 순조롭게 사업을 확장해 올해 운영호텔을 1~3개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5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4%와 183.4%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하나투어는 자회사인 SM면세점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2015년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특허권을 따냈지만 실적이 부진하다. SM면세점은 하나투어가 지분 82.5%를 보유하고 있다.
유성만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으로 40억 원을 거둬 2015년 같은기간 보다 56.3% 감소했을 것”이라며 “서울 시내면세점의 적자 지속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면세점 실적부진이 계속될 경우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까지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행으로 번 돈을 면세점으로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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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29일 SM면세점 서울점에서 열린 그랜드 오픈식에서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왼쪽)와 권희석 SM면세점 대표이사가 테이프커팅식을 하고 있다. |
SM면세점은 하루 평균매출이 4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208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도 영업손실 66억 원가량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M면세점의 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하나투어 실적도 덩달아 직격타를 맞았다. 하나투어는 2015년 영업이익 400억 원을 넘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171억 원에 그치면서 반토막났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연말 서울 시내면세점사업자가 3곳 추가되면서 중소사업자인 SM면세점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들은 상품 기획과 구성 등에서 대기업에 밀려 해외 명품브랜드는 물론이고 국산 주요브랜드 유치도 쉽지 않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자 면세점 매장축소 등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면적을 줄일 경우 비용개선이 예상되지만 신규고객 창출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며 “매출 성장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면세점 축소와 관련해 “현재 시점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하나투어와 연계된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실적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