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가운데 누가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낼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지분 20%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의 뜻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의중과 함께 차기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1982년 설립된 신한은행에서 출발한 금융지주사인데 신한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최초로 재일교포를 주축으로 한 순수 민간자본으로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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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9명 가운데 4명이 재일교포 주주측 인사로 채워진 만큼 재일교포 주주들은 지금도 신한금융지주의 결정에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 회장이 지금과 같은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점도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금융지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회추위는 7명으로 구성됐는데 이 가운데 고부인 사외이사와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2명이 재일교포 측 인사로 꼽힌다.
재일교포 주주들이 오랫동안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지지했던 만큼 라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위 사장은 신한사태가 벌어졌을 때 라 전 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가 재일교포 주주들을 직접 만나 상황을 설명하는 등 친분을 쌓아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8월 위 사장이 신한카드 사장에 연임할 때도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 사장이 회장에 오르면 신한사태의 그림자를 완전히 떨쳐내기 힘들 수 있다는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재일교포 주주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장은 신한사태와 연관되지 않은 중립적 인사로 꼽히는 만큼 재일교포 주주들이 이번 회장 선임을 통해 신한사태의 완전한 청산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주축인 신한은행을 맡아 경영능력을 입증한 점도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반면 조 행장이 회장에 올라 신한사태와 연관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적청산 작업을 할 경우 재일교포 주주들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신한사태와 무관하고 신한은행 창립멤버로서 오래동안 재일교포 주주들과 친분을 쌓아온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최 전 사장을 놓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해나갈 인물로 평가할 가능성도 높다.
최 전 사장은 1951년생으로 회장에 오르더라도 장기집권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 전 사장이 신한사태가 벌어졌던 2010년 비상대책위원회 간사를 맡는 등 조직안정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경영능력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은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신한사태를 봉합한 뒤 첫 회장 선출이라는 점에서 후임회장 선임에 경영능력과 함께 지배구조 안정이라는 측면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회사를 떠나는 한 회장과 남아있는 재일교포 주주가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