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바이오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케미칼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이 아닌 바이오신약 연구개발(R&D)에 힘을 쏟아 경쟁력있는 자체신약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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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만훈 SK케미칼 제약부문 사장. |
1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A형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의 해외판매 확대로 기술수출 수수료(로열티)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앱스틸라는 미국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고 유럽과 캐나다에서 올해 초부터 판매되는데 판매량에 따라 SK케미칼은 기술수출 수수료를 받게 된다.
앱스틸라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A형혈우병치료제인 ‘엘록테이트’보다 약효와 지속성, 안정성 등에서 뛰어나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앱스틸라를 판매하는 CSL은 미국과 유럽 A형혈우병치료제시장에서 앱스틸라의 점유율을 10%까지 끌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과 유럽의 A형혈우병치료제시장 규모를 합치면 8조 원을 넘는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앱스틸라의 연간 매출액은 3천~4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SK케미칼이 앱스틸라 매출의 5%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것을 고려하면 연간 약 150억~200억 원의 수수료수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앱스틸라는 올해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내 대다수의 바이오기업들은 SK케미칼과 달리 바이오신약보다는 바이오시밀러를 위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보다 연구개발 비용이나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고 성공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SK케미칼은 바이오시밀러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면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바이오신약에 투자를 확대해 왔다. 또한 궁극적으로 바이오신약을 개발해야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약은 복제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부가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바이오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려면 바이오신약 개발은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SK케미칼은 최근 백신을 위주로 신약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에 대한 대응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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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케미칼이 개발한 A형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 |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를 상용화했고 현재 폐렴구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페렴구균 백신은 빠르면 올해 3분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또 백신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사노파스퇴르와 차세대폐렴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임상1상을 시작한다. 글로벌임상을 거쳐 2020년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제품을 출시하면 판매이익의 절반을 받게 된다.
SK케미칼은 연구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해외기업과 협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신약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만큼 해외기업과의 공동연구로 효율성과 성공가능성을 더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SK케미칼이 연구개발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 앞으로 신약개발에서 글로벌기업들과 협력하는 일이 더 수월해 질 것”이라며 “바이오신약에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성과를 낸다면 새로운 바이오업계의 강자로 떠오를 것”이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