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해운사들이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수합병에 계속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해운사들이 지난해 한진해운의 몰락과 일본 해운3사의 합병 결정 등을 경험한 뒤 추가적 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3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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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의 소렌 스카우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12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선박을 확보해 선복량을 늘리는 과거의 성장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오랫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는 해운사가 많은 상항을 감안하면 합병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김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정책연구실장의 말을 인용해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과 양밍의 합병, 현대상선이 다른 해운사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실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한진해운의 몰락이 시급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일깨웠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해운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심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을 놓고 “현재 운영 중인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양밍과 에버그린 관계자 모두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해운업 경기가 장기침체를 겪고 있고 운임도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해운사들이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인수합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
영국 오션시핑컨설턴트의 제이슨 치앙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해운사 수가 줄어들면 해운사들이 운임을 올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유럽노선 운임지수는 2015년보다 5% 낮아졌다.
글로벌 해운업 불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류리파이낸셜리서치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지난해 52억 달러의 손실을 내면서 2011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전 세계 무역량이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3.8% 느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해운이 지난해 8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부터 아시아 해운사를 중심으로 인수합병 움직임이 줄을 이었다.
프랑스의 CMA CGM SA는 2015년 싱가포르의 넵튠오리엔트를 인수했다. 중국 양대 해운사 코스코와 중국해운은 지난해 초 합병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지난해 10월 닛폰유센, 쇼센미쓰이, 가와사키키센 등 일본 해운3사는 컨테이너선부문을 합병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머스크라인이 독일의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