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배터리사업의 장기부진에 겹쳐 전자재료부문의 실적기여도 불투명해져 올해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망이 밝은 신사업분야에 더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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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SDI의 실적개선은 기존 예상보다 부진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 배터리사업 차질에 겹쳐 전자재료부문의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정부는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을 제외했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 배터리업체 견제가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삼성SDI는 중국 배터리공장의 가동률 하락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도 유사한 상황이 이어지며 고객사 확보에 차질을 겪어 계속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8의 출시가 늦춰지며 흥행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배터리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쓰는 것도 삼성SDI의 실적에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소재 등을 생산하는 전자재료사업부가 그동안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며 배터리사업의 부진을 일부 만회했지만 올해는 이런 효과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의 디스플레이소재 주요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생산라인을 계속 구조조정하며 중장기적으로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는 올해 매출 5조5829억 원, 영업손실 745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 삼성SDI가 영업이익 44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기존 주력사업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SDI가 새 성장동력인 에너지저장장치(ESS)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실적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I의 ESS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부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ESS의 매출성장에 집중해 배터리와 전자재료사업의 타격을 만회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도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배터리 공급중단과 전기차배터리 실적개선 지연으로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SDI는 4분기 매출 1조3058억 원, 영업손실 429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네분기째 연속으로 적자가 이어지며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이 9113억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