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이 내년에도 수주가뭄에 대비해 비용절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서 내년 1월부터 사무직 300여 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무급휴직을 실행하는 건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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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대우조선해양 전체 사무직 임직원 4700여 명은 내년부터 매달 300여 명씩 돌아가며 회사를 쉬게 된다. 종료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생산직의 경우 무급휴직 대신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10월부터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수주부진이 계속될 경우 내년부터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아직 무급휴직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최악의 수주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무급휴직뿐만 아니라 임금반납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임금을 모두 반납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7월부터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기본급의 20%를 반납하고 있다.
임직원들도 임금의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임원은 30%가량, 사원과 대리는 10%가량의 임금을 반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직원들의 경조사에 제공하던 화환을 경조사기로 대체하기로 하는 등 마른 수건을 더욱 쥐어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임금과 단체협상 제시안에 지각과 조퇴시 해당시간만큼 기본급을 깎는다는 조항과 미사용 연차휴가 지급분을 통상임금의 120%에서 100%로 낮출 것 등도 제안했다.
조선사들의 고정비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 1500여 명, 2016년에 1660여 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희망퇴직을 통해 1400여 명을 내보냈다. 대우조선해양도 10월 근속연수 10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데 이어 최근 근속연수 5년차 이상으로 그 범위를 확대했다.
최근 환경규제 강화, 유가상승 등 업황회복의 긍정적인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지만 조선사들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업황을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수주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95억 달러 수준으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 동안 정했던 수주목표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수주목표로 62억 달러 수준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3~2015년 연평균 수주목표 135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0월 열린 세계조선소대표자회의(JECKU)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최악의 시장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사내소식지를 통해 “일감 보릿고개에 대비해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과 함께 위중한 현실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