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경제는 전망이 어둡다. 정치 때문만이 아니라 토대 자체가 문제다. 게다가 부패가 경쟁력 저하를 낳게 한다.”
외신들이 내년 한국경제를 어둡게 전망한다. 그 이유로 △투자감소 △지나친 수출의존 △과도한 기업 및 가계부채 등이 꼽힌다. 정치부패에 따른 경쟁력 저하가 이런 문제들을 더욱 심화한다고 지적한다.
|
|
|
▲ 경기 평택항 자동차 수출전용부두. |
26일 닛케이신문의 주간지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내놓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애초에 4% 경제성장을 목표로 했으나 2014년에 3.3%, 2015년엔 2.6%, 올해에는 2% 안팎일 것으로 파악했다.
이 매체는 한국개발은행을 인용해 2017년 자본투자는 179조7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치고 중소기업의 투자는 25조 원으로 올해보다 13.2%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를 주도해온 조선, 해운, 철강, 건설, 화학 등이 정부주도 구조조정에 당면해 있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한국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정치적 리더십없이 이대로 간다면 지난 20년 동안 일본이 걸어온 정체의 길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취재해 보도하는 경제매거진 ‘디플로매트’는 한국경제가 GDP의 46%를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라며 이는 미국 13%, 일본 18%, 중국 22%에 비해 글로벌 경쟁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파악했다.
이 매체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들은 전자, 자동차, 조선해운업이었고 이 분야들에서 한국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글로벌 리더의 위치였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과 경쟁에 밀리면서 주도권을 내주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수출품목의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매체는 "한국 수출품목중 무려 48%가 전자제품과 이 관련제품들이고 31%는 자동차, 선박과 관련부품들"이라며 "전자와 수송의 몰락은 한국경제 전체를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쇠락하게 만들 것"이라고 파악했다.
기업부채도 심각하다고 봤다. 한국기업의 총부채는 GDP의 171%에 이른다. 이 매체는 "한국만 이렇게 부채비율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 1/4 정도 기업들이 빚갚을 능력없는 유령회사들이라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의사결정구조가 취약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꼽혔다.
디플로매트는 "한진해운의 몰락은 경쟁력없는 경영진이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인 미래를 예상하다가 정도 이상의 부채를 갖게 만들어 회생이 불가능하게 된 사례"라며 "더욱이 서로에게 덫으로 작용해 대한항공은 3억 4천만 달러의 빚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한국기업들은 매우 위험한 상호간의 의존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플로매트는 “요즘 한국정치를 보면 대체 얼마나 많은 부패가 경쟁력 저하를 낳는 데 일조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모든 것이 합쳐져 한국경제의 미래는 길다란 도미노가 하나씩 넘어지려고 줄서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