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에너지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도 겸해 SK그룹의 에너지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정유와 석유화학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김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사업 등 신사업을 확대해 체질을 개선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준 SK에너지 사장이 21일 실시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의 새 사장에 선임됐다. 김 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던 SK에너지 사장도 겸직한다. SK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에너지·화학위원장도 맡는다.
|
|
|
▲ 김준 SK이노베이션 신임 사장. |
SK이노베이션은 “김 사장이 다양한 신규사업을 추진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 SK이노베이션을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특히 다양한 사업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어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신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3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유와 석유화학부문의 강세가 올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두 부문에 사업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정유와 석유화학부문은 유가에 강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대외환경의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가 급락한 2014년에 영업손실 2313억 원을 내 위기를 맞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자영 전 부회장 시절부터 ‘탈정유화’를 시도하며 신사업인 전기차배터리시장에 진출했다.
정철길 부회장은 올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배터리사업 등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여러 차례 내놓으며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LG화학과 삼성SDI 등 배터리사업 경쟁사와 비교해 사업에 늦게 진출한 탓에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사장이 그동안 SK그룹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며 구조혁신 등의 작업을 이끌어왔던 점을 감안할 때 SK이노베이션의 신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김 사장은 1961년 생으로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98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석유사업기획부와 업무부 등을 거쳤다. SK네트웍스 S모빌리언 본부장, SK 물류서비스 실장, 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2012년에 SK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팀장으로 일할 당시 계열사의 신사업과 중장기 투자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15년에 SK에너지 에너지전략본부 본부장을 맡아 경영능력도 입증했다.
SK에너지는 2014년에 유가가 급락한 여파로 78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김 사장은 SK에너지의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에너지전략본부장에 선임됐는데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수익구조를 혁신하는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2015년 6월에 SK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경영을 총괄했는데 그해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며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