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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전장업체' 하만 인수, 무산 가능성 대두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2-15 1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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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9조 원 이상의 거액에 인수하기로 했지만 주주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인수기회를 다른 업체에 빼앗기면 '이재용 사업'인 전장사업의 확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전장업체' 하만 인수, 무산 가능성 대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하만의 대주주가 삼성전자의 인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며 “하만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에 인수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9월 말 기준으로 하만의 지분 2.3%를 보유한 헤지펀드 애틀랜틱은 “하만이 삼성전자 외에 다른 인수자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공식발표했다.

애틀랜틱은 하만의 성장세를 볼 때 주가가 주당 200달러 가까이 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주당 112달러의 가격에 인수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만이 지난해 주가가 주당 115달러에 이를 당시 인수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인수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제안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하만과 9조4천억 원 규모의 인수협상에 합의했지만 하만 주주총회에서 51% 이상 주주들의 찬성표를 얻고 미국과 한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와 인수협상은 주주가치를 최대화할 수 있는 조건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이뤄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틀랜틱의 공개적인 반대선언이 여론을 주도할 경우 주주들의 반대표가 늘어날 수 있다.

경제전문지 시킹알파는 애플 등 전장부품사업에 진출을 노리는 거대 IT기업이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해 하만 인수를 빼앗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격이 적절한지를 놓고 증권가의 의견이 분분히 갈리고 있다”며 “하만이 더 높은 가격의 인수협상자를 찾을 수 있다는 주주들의 의견도 계속 나온다”고 전했다.

하만은 삼성전자와 인수계약에서 제 3자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합병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계약 유효기간이 내년 8월까지인 만큼 오랜 시간이 남아있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확정되면 기존 주주들은 주주권이 소멸돼 주당 112달러를 받는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거나 주주권을 유지하며 하만의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새 인수제안이 나올 경우 주주들이 삼성전자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

하만의 주주총회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전장업체' 하만 인수, 무산 가능성 대두  
▲ 하만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년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보호무역주의 기조와 자국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 강화돼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부문과 하만의 주력사업에 겹치는 부분이 적어 미국의 독점금지규제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며 낙관할 수만은 없다.

로이터는 하만이 삼성전자와 인수협상을 벌인 뒤 정부 승인 반대와 주주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의 법률조직을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향후 난관을 겪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의 성공 여부는 신사업인 전장부품에서 고객사기반과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로로 꼽힌다. 자율주행반도체 등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구글과 퀄컴, 인텔과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전장부품과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모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시장진출이 늦춰질 경우 후발주자로 경쟁력 확보에 크게 고전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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