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S8’에 탑재를 예고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가 구글의 반대에 부딪혀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 갤럭시S8에 구글이 자체개발한 음성인식 서비스 탑재를 의무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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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구글은 올해 출시한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를 탑재했는데 내년부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체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의 새 서비스는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시리’와 비슷한 기능으로 사용자들이 음성명령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시리 개발자가 설립한 비브랩스를 인수한 성과로 갤럭시S8부터 유사한 기능의 자체 음성서비스 ‘비브’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사 에디슨리서치는 “구글과 삼성전자가 2014년 맺은 특허공유계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이 탑재하는 기능과 유사한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다”며 “구글이 이런 이유를 들어 갤럭시S8에 비브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약점으로 꼽혀왔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서 비브 탑재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갤럭시S8에 비브 전용버튼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음성인식서비스는 향후 사물인터넷 기기와 스마트카 등 외부기기를 스마트폰과 편리하게 연동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에 이어 구글과 애플 역시 이런 효과를 노리고 있다.
따라서 구글이 자체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대 제조사인 삼성전자에 구글어시스턴트 탑재를 의무화하고 비브 적용을 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에디슨리서치는 “구글이 비브 탑재를 막을 경우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강화 노력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의존한 데 따른 단점이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타이젠’ 개발에 주력해왔지만 앱 등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사실상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기기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음성인식서비스 기능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갤럭시S8에 비브를 탑재하는 데 미리 협의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지만 음성인식 서비스가 구글에 더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잡을 경우 상황이 변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자체 인공지능 음성서비스를 탑재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향후 IT기기 시장에서 두뇌를 갖지 못하게 되는 셈”이라며 “소프트웨어 역량강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악재를 맞게 됐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