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홍하이그룹이 일본 샤프를 인수한 효과로 글로벌 LCD패널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꺾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LG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의 수익성을 확보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과제가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
|
|
|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29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대만 홍하이그룹의 대형 LCD패널 출하량이 내년에 LG디스플레이를 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홍하이그룹의 자회사인 이노룩스는 내년부터 홍하이가 인수한 샤프의 생산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5300만 장의 대형 LCD패널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패널에서 7년 연속으로 글로벌 1위 시장점유율을 지켜왔는데 내년에 5100만 장을 출하하며 홍하이그룹에 선두자리를 빼앗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들은 수익성이 낮은 LCD패널 생산량을 줄이고 대형패널에 집중하며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비중을 높이는 체질개선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홍하이그룹이 이런 공백을 노려 빠르게 출하량을 끌어올리며 샤프 인수효과도 본격화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IHS는 “BOE와 차이나스타 등 중국기업과 홍하이그룹이 LCD패널 생산시설을 계속 증설하며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 수율 등이 중요해지며 기술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샤프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대형 고객사에 LCD패널을 꾸준히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홍하이그룹이 이런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향후 중국업체들에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홍하이그룹은 10.5세대 대형 LCD패널 공장의 추가 투자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LCD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
|
▲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과 대형 올레드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LCD패널사업을 축소하기 아까운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LCD패널에서 경쟁이 심화해 업황악화를 겪을 가능성에 대비해 대형 올레드패널로 이를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LG전자 외에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실적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패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절대적인 우위가 유지되고 홍하이그룹을 포함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센 만큼 LG디스플레이가 확실한 성장성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홍하이그룹이 LCD시장지배력을 강화하며 내년부터 예상되는 업황개선의 수혜를 독점할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졌다.
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중장기적 위기 상황에서 높은 투자효율을 기록해온 만큼 현재 불리한 입장도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올레드패널의 수익성 확보시점이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