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내년에 실적이 늘어나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클 것으로 전망됐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21일 “대한항공이 단거리노선 여객수요 증가에 힘입어 항공기 운용 효율성을 높이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더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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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 |
대한항공은 2017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3조232억 원, 영업이익 1조2786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와 비교해 매출은 9.6%, 영업이익은 18.3% 증가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단거리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와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항공기 운용 효율성을 높여 내년에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노 연구원은 “단거리노선에서는 프리미엄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장거리노선보다 적어 저비용항공사의 가격경쟁에 대응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대한항공이 이미 보유한 항공기만으로 단거리노선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어 여객수요가 증가하면 항공기 운용 효율성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파악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3분기보다 일본노선 수송률이 11%, 중국노선 수송률이 30%, 동남아노선 수송률이 11% 증가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류열풍 등의 영향으로 일본과 중국 등 동남아의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익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단거리노선은 수송시간이 짧아 침대형 좌석이나 고급 기내식 등 프리미엄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단거리노선의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춰 저비용항공사와 가격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단거리노선 여객수요가 늘어나면 항공기 한대 당 탑승률이 기존보다 증가해 항공기 운용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보게 된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내년에 실적이 늘어나도 부채비율이 높아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노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전체부채 가운데 외화부채 비중이 68%에 이르러 환율변동에 따라 960%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며 “회사채 차환 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3분기를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10%에 이른다. 2분기보다 200%포인트 가량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위험하다.
대한항공이 총 1조 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투자자들이 자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기한이익상실 조항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가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에 앞선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