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한화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데 발판 역할을 할 한화S&C는 앞으로 SKC&C의 길을 걸을까, 아니면 삼성SDS의 길을 따라갈까?
17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관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화S&C가 덩치를 급속하게 키우면서 김승연 회장이 김 전무에게 한화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한화S&C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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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의 지분 22.5%를 보유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는 한화케미칼, 한화생명보험, 한화테크윈, 한화호텔&리조트, 한화건설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전무가 한화그룹을 물려받으려면 아버지로부터 한화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삼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 등 삼형제가 보유한 한화 지분은 각각 4.4%, 1.7%, 1.7%에 그친다.
반면 김동관 전무는 한화S&C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동생들도 각각 25%씩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승계과정에서 한화S&C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재계에서 앞으로 한화S&C와 한화를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최 회장은 옛 SKC&C의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높인 뒤 지주사인 SK와 합병해 새로운 지주사 SK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으로 SK그룹의 안정적 지배력을 구축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한화S&C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그래야 한화S&C와 한화의 합병과정에서 김 전무가 지분을 최대로 확보할 수 있다. 한화그룹이 한화S&C의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한화를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한 뒤 한화S&C를 지주부문과 합병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지주사는 한화그룹 거의 모든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화S&C를 상장해 김 전무가 김 회장으로부터 한화의 지분을 물려받거나 별도로 지분을 사들이는 자금줄로 활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한화S&C의 기업가치가 커져야 한다.
이 경우 한화S&C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 자금줄로 꼽히는 삼성SDS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된다.
삼성SDS는 2014년 상장 당시 일반청약 경쟁률 134 대 1을 기록하며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고 한동안 ‘이재용 주식’으로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