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에 이어 다른 자산도 인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운컨설팅회사 드류리파이낸셜리서치의 라훌 카퍼 연구원은 14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법원이 한진해운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가격을 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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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오현 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 |
대한해운은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현대상선을 제치고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을 손에 넣게 됐다. 이와 함께 알짜 자산으로 꼽힌 롱비치터미널과 선박 일부의 우선매수청구권도 확보했다.
대한해운이 아시아와 미주노선에 이어 한진해운의 다른 자산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법원이 자산매각을 통해 한진해운의 빚을 갚는 데 집중하면서 향후 한진해운 자산 인수전에서 인수후보의 자금 조달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대한해운은 모기업인 삼라마이다스그룹의 자금지원을 받아 추가로 자산을 인수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라마이다스그룹은 지난해 매출 2조4500억 원, 영업이익 1900억 원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은 4조7천억 원, 자본은 2조 원이었으며 부채비율은 135%로 양호한 편이었다.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인수가격이 400억~1천억 원으로 알려졌고 롱비치터미널 인수가격도 1천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하면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자산을 추가로 인수하는 데 삼라마이다스그룹이 자금지원에 나설 여력이 있다.
다만 해운업 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해운업 확대에 나선 데 대해 불안한 시선도 있다.
저가운임과 공급과잉이 겹쳐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대한해운 실적은 악화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올해 3분기 매출 1228억 원, 영업이익 69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 늘고 영업이익은 55.5%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대한해운 주가는 인수효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저조한 실적 탓에 15일 전날보다 13.68% 떨어진 1만6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 아시아와 미주노선 인수금액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으로 조달할 것”이라며 “롱비치터미널 등 추가 자산인수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인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인수를 통해 근해 벌크선사에서 글로벌 종합 해운사로 거듭나게 됐다.
대한해운은 2011년 업황 불황의 여파로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2013년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뒤 삼라마이다스그룹에 인수됐다.
그 뒤 보유선종 다양화를 통해 현재 벌크선과 LNG선, 탱커선, 자동차운반선 등 모두 29척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