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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조사를 마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주차장에서 운전석 뒤에 숨어 빠져나오고 있다.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작년 7월 박근혜 대통령 개별 면담 의혹과 관련해 당시 면담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된 재벌 총수들을 대거 소환 조사 중이다.<뉴시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면복권 뒤 올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적으로 독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SK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거액을 출연하고 올해 들어 K스포츠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요구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최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4일 “박 대통령이 올 2월 최태원 SK그룹회장을 독대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과 함께 참고인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경위와 미르와 K스포츠 지원요청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회장이 박 대통령을 만난 시기는 SK그룹이 K스포츠로부터 추가투자를 요청받은 시기와 일치한다.
SK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111억 원을 출연하고도 K스포츠로부터 80억 원을 투자할 것을 요구받았는데 그 시기가 2월 최회장과 박대통령이 독대한 때와 겹친다.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에 따르면 정 전 사무총장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고 올해 2월 SK그룹에 8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SK 추가 지원은 어떻게 됐느냐'고 물어오는 등 상당히 깊이 관여했다고 했다.
그러나 SK그룹은 금액이 과다하다며 30억 원을 내겠다고 제안했고 최순실씨 측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박대통령은 2015년 7월24일 청와대에서 대기업 총수 17명과 오찬간담회를 열었고 그날과 그 다음날 총수 7명과 독대했다.
당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만났다. 당시 최 회장은 수백억원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었다.
박 대통령과 김 의장의 독대 뒤 SK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모두 111억 원을 내놓았다. 검찰은 이 출연 결정도 사실상 최 회장이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도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데 14일 일본에서 귀국했다. 그러나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은 "신 회장은 지난 7월에는 박 대통령을 독대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검찰로부터 신 회장에 대한 소환통보를 받은 사실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손경식 CJ그룹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한 의혹이 제기된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조 전 수석이 2013년 말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박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던 내용이 실린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