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주택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책 공조를 강조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가격 문제는 금리와 거시건전성 정책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며 “금리 인하가 이론적으로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기대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그러한 영향이 크지 않도록 속도 조절하면서 정부와 정책 공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 인하를 어떤 속도로 하느냐도 중요하다”며 “정부가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 관리에 대한 생각이 있고 과거와 달리 공급정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 어려운 일이겠지만 이번만큼은 성공적 안정세를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큰 폭의 금리 인하에 기대를 걸고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해외에서 50bp(1bp=0.01%포인트) 떨어진다고 우리도 그렇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이다”며 “우리는 금융안정을 고려하고 있기에 갭투자를 하고 싶으면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졌다는 ‘실기론’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실기는 내수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했는지와 금융안정을 고려한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며 “지금 당장 판단하기 어렵고 1년 정도 지나고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기는 1년쯤 봐야겠지만 지난 2년간 물가 안정 사이클은 끝났다고 본다”며 “주요국보다 적은 폭의 금리 인상으로 빠르게 물가안정을 달성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것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총재는 “외화표시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부담으로 신용위험 생기게 된다”며 “WGBI 통해 국채뿐 아니라 은행채 등 채권을 원화로 팔 수 있다면 환율 변동이 생기지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은 투자자가 지기에 디폴트 리스크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