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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순만 코레일 사장이 7일 서울 용산구 코레일 사옥에서 열린 성과연봉제 관련 장기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에서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홍순만 코레일 사장의 화전양면술이 철도파업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정치권의 중재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홍 사장은 스스로 파업 출구를 찾아야만 한다. 홍 사장은 노조와 교섭을 시도하는 한편 강경대응 원칙도 고수하고 있는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코레일에 따르면 파업 43일째인 이날 파업참가율은 39.6%, 복귀율은 6.3%를 기록했다. 열차운행률은 평시 대비해 81.3%였으나 KTX는 정상운행됐다.
사상 최장기간 파업에 당초 시간이 흐르면 파업참가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40% 가까운 파업참가율이 유지되며 파업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약 2천 명의 기간제 직원 모집에 나서며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홍순만 사장은 7일부터 사흘간 철도노조와 집중교섭에 들어갔다. 홍 사장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코레일 노사가 공식 대화를 하는 것은 파업 7주만에 처음이다.
홍 사장은 집중교섭에 참석해 “장기파업으로 국민은 물론 직원 모두가 어려웠다”며 “최선을 다해 마무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도 “먼 길을 돌아 이 자리에 앉았지만 노사가 저력을 발휘해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첫날 교섭에서 노사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사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고 노조는 노사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첫날 교섭은 홍 사장과 김 위원장이 대면하는 자리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8일부터 실무진만 참여하는 본격적인 교섭이 9일 자정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 사장이 교섭테이블을 꾸렸지만 대화로만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 8일까지 253명을 직위해제한 홍 사장은 강경대응 기조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홍 사장은 6일 코레일 간부들에게 “연말까지 간다는 각오로 대응을 잘 하라”며 “‘노조는 파업해도 안 되는구나’라고 직원들이 느끼도록 6개월 안정화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홍 사장은 이 과정에서 “철도노조가 민주노총 용병처럼 앞장서 조합원을 총알받이로 활용한다”는 말을 하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발언에 대해 “대화가 진정성 있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며 “최연혜 전 코레일 사장이 파업에 강경대응해 국회의원이 됐는데 홍 사장이 이를 옳게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사장은 “내부회의 이야기가 어떻게 외부로 넘어갔나 모르겠다”며 “연말까지 간다고 대응하라는 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홍 사장은 “용병 발언은 철도노조가 다른 노조에서 40억 원을 지원받고 있어서 나온 말”이라며 “노조 측이 관련 발언을 조금 악의적으로 정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13년 철도파업 때 정치권이 중재자 역할을 했던 데 비해 이번 파업은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정치권의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홍 사장의 책임과 역할이 커진다.
홍 사장은 야당에서 사고 우려를 제기하자 “사고가 나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러자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모든 사고에 책임을 어떻게 지겠느냐”고 따져묻자 홍 사장은 “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겠지만 운전사가 잘못한 것도 나더러 책임지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여당에서 홍 사장을 응원하는 발언도 나왔다. 박찬우 새누리당 의원은 “상황이 어렵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일관성을 갖고 교섭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헌승 새누리당 의원은 “파업을 정리하고 현업에 복귀할 것을 노조원들에게 간곡히 당부한다”며 “성과연봉제 문제는 사법부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