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왜 쌍용머티리얼을 매각하려고 할까?
한앤컴퍼니가 쌍용양회를 인수한 뒤 자금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의 사업구조개편을 추진해 자회사를 계속 분사하고 있는데 이도 자금회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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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
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가 알짜회사인 쌍용머티리얼을 매각하는 것을 두고 쌍용양회를 인수할 때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쌍용양회는 보유하고 있는 쌍용머티리얼의 지분 52.2%를 전부 매각하기로 했다. 2일에는 KCC와 화성산업 등 5~7개 기업을 적격인수후보로 선정하기도 했다.
쌍용양회가 알짜자회사로 꼽히는 쌍용머티리얼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이례적인 것이라고 업계는 본다.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데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쌍용머티리얼은 모터용자석과 절삭공구, 기타 산업용 세라믹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2000년에 쌍용양회의 신소재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쌍용머티리얼은 2009년에 코스피에 상장된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모기업인 쌍용양회가 건설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아 들쑥날쑥한 실적을 냈던 것과 비교해도 쌍용머티리얼은 연평균 7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왔다.
또 모터용자석 사업의 특성상 국내에 경쟁기업이 많지 않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런데도 쌍용머티리얼의 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로 쌍용양회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인수대금을 회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4월에 8837억 원을 들여 쌍용양회 채권단으로부터 지분 46.8%를 넘겨받았다. 9월에는 4548억 원으로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27.9%)까지 모두 사들였다. 쌍용양회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는데 모두 1조3천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막대한 돈을 투자한 만큼 한앤컴퍼니가 쌍용머티리얼을 매각해 인수대금 일부를 회수하는데 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쌍용머티리얼의 시가총액은 3일 기준으로 1493억 원이다. 쌍용양회가 보유한 지분가치만 따지면 780억 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경우 매각가격은 900억~1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 자회사들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쌍용양회는 3일 석유를 유통하는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로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분할되는 신설회사의 명칭은 쌍용에너텍(가칭)이며 쌍용양회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된다.
쌍용양회는 10월 말에 쌍용로지스틱스를 새로 설립해 자회사인 쌍용해운이 맡고 있던 하역사업을 양도하기도 했다.
업계는 한앤컴퍼니가 쌍용에너텍과 쌍용로지스틱스를 키운 뒤 향후 매각을 통해 인수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