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화웨이와 SMIC의 반도체 기술력이 TSMC를 빠르게 따라잡으며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 효과가 큰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프로세서 홍보용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에서 자체 개발하고 생산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성능이 약 3년 전 대만 TSMC에서 제조한 제품과 견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화웨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의 자급률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 성과가 미국 정부 규제의 한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견제하는 다수의 제재 조치를 시행했지만 화웨이와 SMIC 등 업체의 기술력은 빠르게 발전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특히 두 중국 반도체 기업은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대부분의 첨단 반도체 기술이나 장비 등을 해외에서 수입하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조사기관 테크애널라이 분석을 인용해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퓨라70프로’에 탑재된 자체 프로세서 성능이 예상보다 우수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화웨이가 개발하고 SMIC가 제조한 해당 프로세서는 2021년 TSMC 5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된 화웨이 프로세서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SMIC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수율은 TSMC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충분히 상용화 가능한 수준의 기술 격차를 3년 안팎까지로 좁힌 것으로 풀이된다.
퓨라70 프로 스마트폰에 사용된 부품 가운데 약 86%의 반도체가 중국산인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 D램과 독일 보쉬의 센서 등 일부를 제외하면 중국이 대다수의 반도체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테크애널라이는 미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인공지능(AI) 서버 또는 군사용 반도체를 제외하면 중국에 엄격한 기술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 조치가 제한적 효과를 거두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맞서 꾸준한 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테크애널라이는 닛케이아시아에 “현재까지 미국 정부의 규제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 속도를 소폭 늦추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반면 중국은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