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LCD패널에 이어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의 시장진입에 부담이 커지는데다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진출로 중장기적 업황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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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동성 BOE 회장. |
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6세대 플렉서블 올레드채널 양산시설 확보에 7조8천억 원 정도의 추가투자를 결정했다.
기존에 BOE가 예정했던 것으로 알려진 생산규모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BOE의 올레드 생산증설은 규모와 속도에서 모두 예상치를 웃도는 공격적투자”라며 “삼성디스플레이에 버금갈 정도로 빠르게 시장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OE는 현재 20조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10.5세대 LCD패널 생산공장을 짓고 2018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은 BOE와 차이나스타 등 대규모 LCD 투자에 나선 기업들이 LCD업황의 악화를 이끌 가능성에 대비해 올레드 중심의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LCD패널 생산라인을 올레드 중심으로 대폭 전환하며 사업구조를 바꿔내는 데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뒤늦게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중심으로 공격적 체질개선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LCD 업황악화로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올레드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늘린 것이다.
하지만 BOE가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며 LG디스플레이에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플렉서블 올레드패널에서 압도적인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갖춰내 경쟁업체의 진출에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레드패널 시장규모가 향후 수년동안 급성장하며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후발주자로 나선만큼 확실한 경쟁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샤프와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놓고 경쟁하던 상황에서 BOE마저 등장할 경우 점유율 확대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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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장 연구원은 “BOE는 글로벌 올레드패널시장에서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며 “향후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경쟁업체들의 수혜를 빼앗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규영 LG디스플레이 상무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전체 투자금액의 70%를 올레드에 집중하며 2020년까지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꿔내겠다”며 “중국업체와 2~3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OE와 같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기술력과 인력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만큼 추격을 받을 가능성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업체들이 생산경쟁에 앞다퉈 뛰어들 경우 LCD패널시장에서 벌어졌던 공급과잉현상이 올레드시장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충분해 장기적으로 업황악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인차이나는 “에버디스플레이 등 중국 패널업체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올레드패널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BOE와 티앤마, 비지오녹스 등이 이른 시일 안에 경쟁에 가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