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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축소하는 등 조직을 개편한다.
정책본부는 롯데그룹의 심장과도 같은 곳인데 쇄신의 강한 의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정책본부를 줄이는 대신 계열사 책임경영을 확대하는데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 회장은 2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그룹 쇄신안을 발표하며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전면 쇄신하겠다”며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 중심으로 조직을 축소개편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계열사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책임경영을 강화 하겠다”며 “전문경영인이 그룹과 계열사를 책임지고 미래를 이끌어가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책본부는 2004년 10월 그룹 경영관리본부를 확대해 개편하면서 만들어졌다. 롯데그룹의 법무와 회계, 대외 홍보 등 중요 업무가 모두 이곳을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현재 임원만 20여 명에 이르며 총 약 3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규모 조직이다.
롯데그룹은 정책본부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는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위해 생겨났으나 점차 규모가 확대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간 업무조율, 투자 및 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그룹차원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 업무만 최소한으로 남길 예정”이라며 “현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정책본부를 통해 계열사들을 관장해왔는데 정책본부의 규모와 기능이 축소될 경우 계열사 장악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대규모 투자 등이 필요한 사안은 전문경영인이 선뜻 결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그룹 차원의 비전을 설정하는 등의 사안도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상태에서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책본부의 축소개편과 함께 외형성장에 주력했던 롯데그룹 전략도 바뀐다. 정책본부는 그동안 인수합병 등을 통한 롯데그룹의 성장전략을 추진하는 중심역할을 맡아왔다.
신 회장은 “외형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며 “성장전략을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해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수정하기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수치를 앞세운 목표보다는 사랑받는 기업, 상생하는 기업이 되기 위한 방향으로 목표가 재설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