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호텔신라, 하나투어 등 중국인관광객(유커)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 주가가 된서리를 맞았다.
중국당국이 한국행 유커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회사의 주가에 불똥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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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
25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전일보다 7.12%(2만6500 원) 내린 34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콜마 11.34%, LG생활건강 8.34% 하락하는 등 화장품회사의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화장품 대장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종가 기준 시가총액 순위가 12위까지 밀려났다.
면세점업계과 여행업계를 대표하는 호텔신라와 하나투어 주가도 각각 6.94%,8.04%씩 내렸다. 대한항공도 3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으나 주가는 1% 이상 내렸고 아시아나항공 주가도 3% 가까이 하락해 장을 마쳤다.
화장품과 면세점, 항공 및 여행회사 주가가 일제히 맥을 못 춘 것은 중국당국이 현지 여행사들에 한국행 관광객수를 전년 대비 20% 줄이고 한국 현지쇼핑도 하루 1회로 제한하는 등의 규제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5일 한국관광공사와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저가 해외여행을 근절하는 취지의 '불합리한 저가여행 전문 행동 통지'를 각 지방정부 산하 여유국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당국이 표면적으로 중국인관광객의 저가관광의 피해를 입은 데 따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이 현실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정부가 어떤 의도로 이번 규제령을 내렸는 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이번 조치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소비 관련 기업들인 화장품, 호텔면세업,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식 발표된 내용은 아니지만 시장 충격이 크다"며 "화장품회사 주가뿐 아니라 여행, 호텔 등 중국 소비 관련 회사 주가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72만6천266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8% 늘었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598만 명이며 올해 800만 명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중국당국이 관광객 수 제한에 나서면서 연간 최대 80만 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며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