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STX조선해양 총괄사장이 경영정상화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해외 계열사를 매각하고 선박수주에 힘을 쏟으면서 STX조선해양이 살아나고 있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회생의 주역인데 STX조선해양에서도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해낼지 주목된다.
◆ 살아나는 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은 7일 STX핀란드 지분 100%를 핀란드 정부와 독일 마이어베르프트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거래로 핀란드 정부와 마이어베르프트는 각각 STX핀란드 지분 30%와 70%씩 보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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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총괄사장 |
이번 매각은 STX조선해양이 STX유럽을 STX핀란드와 STX프랑스로 분리매각하기로 방침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STX유럽은 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이며 STX핀란드와 STX프랑스 지분을 각각 66.7%, 100%씩 보유하고 있다.
STX핀란드 매각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회계 자문을 맡은 안진회계법인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STX유럽이 매각될 경우 17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경영악화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은 최근 들어 계열사 및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100% 자회사 STX캐나다를 이탈리아 국영조선사 핀칸티에리의 자회사 바드에 6500만 노르웨이 코로네(106억 원)에 매각했다. 현재 STX프랑스, 부산조선소 자산 등의 매각작업도 진행중이다. STX다롄은 최근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아 제3자 매각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잇따른 매각작업과 함께 수주실적이 좋아지면서 경영정상화에 탄력이 붙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월 6200억 원 규모의 탱커선 12척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5월에 칠레 선사인 울트라나브로부터 LPG운반선 33척을 추가수주했다.
STX조선해양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352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5646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6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2268억 원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 다만 매출은 9634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1070억 원에서 다소 감소했다.
◆ ‘구원투수’ 정성립, 실력 발휘할까
STX조선해양 회생의 불씨를 지피고 있는 주역은 지난해 말 취임한 정성립 총괄사장이다.
정 사장은 2001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워크아웃에서 1년 만에 조기졸업시킨 경험이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채권단의 추대로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STX조선해양은 정 사장과 유정현 부회장의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유 부회장은 생산관리를 담당하는 반면 정 사장은 기획 및 영업부문을 총괄하면서 사실상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취임식에서 “STX조선해양을 세계 제일의 강한 경쟁력을 갖춘 독립회사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이후 무분별한 수주를 지양하고 중형선 수주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 사장의 ‘선택과 집중’의 경영전략은 이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수준잔량 기준 글로벌 10위 탈환에 성공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지난 6월 STX조선해양이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제치고 수주잔량 기준 글로벌 10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STX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목표량은 35척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14척을 수주했다. 그러나 정 사장이 노련한 경영수완을 발휘해 채권단으로부터 4조5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지원을 이끌어내 위기를 넘기고 있다.
정 사장은 “채권단의 자금지원에 따라 앞으로도 수익성을 우선으로 한 적극적 수주활동으로 독립회사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